[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글로벌 TV 제조사들 사이에서 차세대 프리미엄 TV인 '마이크로LED' 시장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까지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LG전자와 중국·일본의 주요 TV 업체들도 신제품을 선보이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마이크로LED TV '더 월' 292형 모델컷. 사진/삼성전자
7일 업계에 따르면 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현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TV 제조사들간에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 LED' 주도권 경쟁이 막을 올렸다.
마이크로LED는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단위의 LED를 회로기판에 촘촘히 배열해 제작된다. 백라이트가 필요없어 두께가 얇고 컬러필터가 없이도 색 발현이 가능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수명은 더 길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무한대로 확장이 가능하고 모듈 형태로 화면 크기 조절이 자유로워 사용자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마이크로LED 시장의 선두 업체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마이크로LED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을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 아이빔머티리얼즈에 투자하는 등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CES 2020의 삼성전자 TV 간담회의 주요 화두도 '마이크로LED 시대 개막'이었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기존에 B2B에 중점을 뒀던 마이크로LED TV 라인업을 75형·88형·93형·110형 등 홈엔터테인먼트에 적합한 크기들로 대폭 확장시켰다.
LG전자도 이날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20' 사전 부스 투어에서 4K 화질의 마이크로LED TV를 선보였다. LG전자가 공개한 제품 145형 크기의 상업용 제품이다. LG전자의 마이크로LED 전략은 기업간거래(B2B) 분야에 집중돼 있지만, 차기 TV 시장의 주요 경쟁 품목으로 판단하고 꾸준히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LG전자는 이 자리에서 8K 해상도의 80형 미니 LED TV도처음으로 공개했다.
중국 제조사들도 중저가 전략을 벗어나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5대 TV 제조사인 콩카는 최근 중국 기술 전문 투자사인 '충칭 량산산업투자사'와 합작회사를 세우고, 마이크로LED 관련 장비 구매, 제품 생산 및 판매 확대에 3억6000만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콩카는 앞선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제품군 '더 월'과 경쟁하기 위해 '스마트 월'이라는 명칭으로 4K·8K 마이크로LED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콩카의 제품은 삼성전자 보다 30% 가까이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중국 TV 업체 TCL도 소형 LED로 승부를 걸고 있다. 소형 LED는 일반적인 LED 패널처럼 백라이트가 탑재되지만, 기존 LED보다 백라이트에 LED를 더욱 촘촘하게 넣어 성능을 개선한 제품이다. TCL은 앞선 지난해 10월 소형LED TV를 출시한 바 있으며 CES 2020를 통해 신제품을 선보일 방침이다. 이 밖에 에이수스의 32형 소형 LED 모니터와 재팬디스플레이의 1.6형, 교세라의 1.8형 소형 마이크로LED 시제품 등 TV외의 제품에서도 신기술이 대거 공개된다.
다만 억대를 넘어서는 높은 가격대는 신시장 확대에 장애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도에 출시된 146형에서 292형 마이크로LED TV '더 월 럭셔리' 제품의 경우 최소 5억에서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의 음향 기기를 포함한 패키지가라고 하더라도 일반 고객들이 구매하기는 장벽이 높은 가격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LED의 대량 생산 체계가 아직 정립되지 않아 제조단가가 비싸다"며 "제반 기술 확보가 대중화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출하량 기준으로 올해 80만대 수준에서 2021년 270만대, 2022년 590만대 등 1000만대 이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빠르게 늘어나 2025년에는 250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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