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칼럼)지역의무도급, 총선용 아니길
2019-12-26 14:18:18 2019-12-26 14:18:18
최용민 산업2부 기자
지난 2017년 말 일몰 폐지된 ‘지역의무공동도급제’가 업계 이슈로 떠올랐다. 정부와 여당이 지난 18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중 21조원 규모의 20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지역의무공동도급제’를 적용하기로 하면서다. 지역 SOC 사업에 지역 건설사 참여 비율을 의무화하겠다는 것이다. 일반 경쟁에서 수도권 대형 건설사에게 미릴 수밖에 없는 지역 건설사를 배려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SOC 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구체적으로 국도, 지방도, 도시철도, 산업단지, 보건환경시설, 공항 등 지역적 성격이 강한 13개 사업 9조8000억원은 지역 건설사가 40% 이상 참여한 공동수급체에만 입찰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여기에 고속도로·철도 등 사업 효과가 전국에 미치는 광역교통망 체계사업 11조3000억원에 대해서는 지역 건설사가 비율 20% 까지 참여하도록 의무화하고, 나머지 20%는 입찰시 가점을 통해 최대 40%까지 지역 건설사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관련 시행령 개정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가 이처럼 지역 건설사에 신경 쓰는 이유는 지역 건설사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건설 경기가 하락하면서 수도권 대형 건설사의 지방 시장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감 확보에 비상이 걸린 대형 건설사들이 주택시장 등에서 규모를 가리지 않고 지역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일부 대형 건설사는 자회사와 브랜드까지 만들어 지방 등 소규모 주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향후 서울에서 일감을 찾지 못한 대형 건설사의 지역 사업 참여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건설업뿐 아니라 서울과 지역 간 경제적 격차가 크게 벌이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지역경제가 무너지면서 수도권 집중화 현상으로 많은 몸살을 앓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이 정부의 중요한 정책이 된 것도 오래전 일이다. 정부가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진한 153개 공공기관 이전은 16년 만인 올해 말 마무리된다. 결국 지역경제와 지역 건설사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까지 치달은 것이다. 정부는 경제 활성화의 단초가 건설업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가 SOC 사업을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책에 대해 내년 4월에 열리는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 토호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총선을 앞둔 시기에 이런 정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서울과 지역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에서 이런 비판은 뒷심을 발휘하기 힘들다. 오히려 총선 때나 되어야 이런 정책들을 내놓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옳은 방향일지도 모른다. 서울과 지방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에서 정부의 정책 방향은 시기를 가리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방점이 찍혀 있어야 한다. 특히 이번 20개 사업 뿐 아니라 향후 노후 인프라 정비, 도시재생 등에 지역 건설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된다.
 
최용민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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