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와해공작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삼성 임원들에게 또다시 실형이 선고됐다.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 등은 법정에서 구속됐다. 이외에도 조직적으로 노조와해 공작에 개입한 혐의를 받은 삼성 전·현직 임직원들에게 26명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이로써 이달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에버랜드 노조 와해 등 삼성 관련 모든 재판에서 법원은 주요 역할을 담당했다고 판단한 삼성전자 임직원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는 17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사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강 부사장에게도 1년6개월을 선고했다. 강 부사장은 앞서 에버랜드 노조와해 의혹 사건으로도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이 17일 열린 서울중앙지법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노조 와해 공작이 삼성전자→삼성전자서비스→협력업체 순으로 이어진 공모관계에서 이뤄진 것으로 본 검찰 판단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에서부터 파생돼 계열사 및 자회사로 배포된 각 노조전략, 비상대응 시나리오, 비밀동향 보고 등 노조를 와해시키겠다는 전략을 표방하고 구체적인 실행을 한 것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면서 "이 의장과 강 부사장까지 모두 노조와해의 실행과 전략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최평석 전 삼성전자서비스 전무(징역 1년2개월), 목장균 삼성전자 전무(징역 1년),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사장(징역 1년6개월)등 전·현직 임직원들도 이날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실형 선고된 피고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고민을 했지만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보인 태도와 항소심에서의 증거인멸 등을 감안할 때 구속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 이유는 스스로 잘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이 17일 열린 서울중앙지법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도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부사장)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밖에 미래전략실, 삼성전자서비스 직원들 등 대부분이 집행유예형으로 검찰이 기소한 32명 가운데 26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양벌규정에 따라 삼성전자에게는 무죄가, 삼성전자 서비스는 조세 관련 범죄만 유죄로 나와 벌금 7400만원이 선고됐다. 양벌규정은 행위자뿐 아니라 업무의 주체인 법인까지 함께 처벌하는 규정이다.
이들은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에서 노조 설립 시도가 발견되자 삼성의 무노조 경영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노조를 와해하려는 '그린화 전략'을 기획한 혐의를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노조가 강성인 협력업체를 폐업시키고 노조원들의 취업을 방해했다. 협력사 사장들로 하여금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노조원들 위주로 표적감사를 실시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경총을 내세워 노조의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거나 교섭 개시 일자를 최대한 늦추는 방식으로 교섭을 지연시키기도 했다. 노조 파괴 전문 노무컨설팅 업체, 정보경찰뿐만 아니라 노조 탄압에 반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염호석씨의 부친을 불법행위에 동원한 혐의도 있다.
법원은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관련 재판에서는 삼성전자 임원 3명에게 실형을, 에버랜드 노조 와해 관련 재판에서도 삼성전자와 계열사 임직원 2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삼성전자 임원들이 줄줄이 실형을 선고받고 이날 이 사장까지 구속되자 삼성전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 사장이 삼성전자 고위직 경영진일 뿐만 아니라 각종 의사결정을 도맡는 이사회의 이사장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삼성전자 인사는 해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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