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인도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투자를 확대하며 재기를 노린다. 인도는 인구 대비 가전과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아 전 세계 제조사들이 '기회의 땅'으로 주목하고 있는 지역이다.
1일 인디아투데이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중 1200여명의 현지 연구개발(R&D) 인력 충원에 나선다. 인도공과대학(IIT), 국립공과대학(NIT), 비를라공과대학(BITS), 인도정보기술대학(IIIT) 등 유명 공과대학을 중심으로 우수 인재 확보에 나서 기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에 채용된 인도 R&D 인재들은 벵갈루루, 노이다, 델리에 있는 3개의 삼성전자 R&D센터에서 인공지능(AI)과 딥러닝,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킹,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등의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인도에서 1000여명의 R&D 인력을 고용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인도에 대한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선 지난해 7월 490억루피(약 8000억원)를 투자해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신공장을 설립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인도 스마트폰 생산량을 기존 2배 수준인 1억2000만 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인도 스마트폰 및 피쳐폰 시장 규모 동향. 그래프/카운터포인트리서치
노이다에 스마트폰 신공장의 생산 전략에 발맞추기 위해 부품 계열사들의 현지 법인 설립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계열사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인도 노이다 인근에 현지 법인 '삼성디스플레이 노이다'을 설립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첫 인도 법인으로, 자본금은 4억2000만루피(약 68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배터리 계열사인 삼성SDI도 지난 2분기에 인도 현지 법인 ‘삼성SDI 인디아’를 세우고 현지 배터리 생산에 돌입했다.
13억 인구의 인도는 삼성전자에게 중요한 시장이다. 급속한 성장세는 물론, 전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인데도 불구하고 보급률은 25%에 불가해 잠재성이 높은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인도 스마트폰 판매량은 4900만대로 전년 동비 대비 10%나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인도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였지만 2017년 4분기 샤오미에게 역전당한 뒤 줄곧 2위에 머무르고 있다.인도 시장 전용폰인 갤럭시 M 시리즈와 초저가 라인인 갤럭시 A2코어 등 다양한 라인업과 유통망으로 적극 대응한 결과 지난 1분기 5%포인트에서 2분기 3%포인트까지 샤오미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였지만, 3분기에는 다시 6%포인트로 벌어졌다. 아울러 비보(3위·17%), 리얼미(4위·16%), 오포(5위·8%) 등의 다른 중국 제조사들로 맹추격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2019년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사진/카운터포인터리서치
삼성전자는 가성비를 내세운 중저가 라인업으로 지속 대응하는 한편, 내년에는 본격 상용화되는 5G 시장을 노리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했던 인도 시장에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에게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선전하고 있는 한국, 유럽 등의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든 만큼 인도는 놓쳐서는 안될 중요한 공략 국가라고 할 수 있다"며 "인도 5G 시장이 빨리 열릴수록 다양한 라인업이 준비돼 있는 삼성전자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가전 시장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인도 정부가 자국 보호 정책의 일환으로 TV 오픈셀 디스플레이에 부가한 고율(5%) 관세를 철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 첸나이 TV 공장의 생산 재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딕슨테크놀로지와의 협력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32형, 43형, 50형, 55형 등 4가지 크기의 TV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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