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지불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최저임금을 주라는 건 앞뒤 말이 맞지 않습니다."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업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서 업종별 차등적용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2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소상공인과 뿌리산업 업종 대표들과 공동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저임금을 동결하자는 차원을 떠나서 현실적으로 업종별로 구분 적용을 하자는 건데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정말 안타깝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최저임금 논의 과정에서 사용자가 항상 밀리고 있다"면서 "중소기업, 소상공인 내부에서 동결이 아니라 삭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화합차원에서 동결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정도 이야기를 했으면 화합차원에서 노동계도 양보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그래도 이번에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전체가 교체가 되는 등 구성이 변경돼서, 그래도 우리 의견이 관철되지 않겠냐 희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쐐기를 박아버리니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왼쪽부터 황인환 서울자동차정비업협동조합 이사장, 박평재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 김문식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박순황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이사장 ,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 2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중기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문식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재 최저임금 수준은 영세기업의 감내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며 "최저임금은 고통임금으로 불러야 한다"고 꼬집었다.
참석자들은 간담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와 관련해 최저임금의 최소한 동결, 업종 및 규모를 반영한 구분적용 도입,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기업지불 능력 및 경제 상황 포함 등을 거듭 주장했다. 또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현장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대기업이 일을 줄이면 2, 3, 4차 사업장은 직격탄을 맞는다"며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4일만 일하는 중소기업이 많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부 참석자는 외국인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박평재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임금을 많이 받아서 자국에서 부동산도 사고 혜택을 보지만 최저임금으로 세금을 내면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는 건 별로 없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은 연차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화하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날 최저임금위원회는 오후 제5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 결정단위, 종류별 구분적용안을 사용자 측 안(시급만 표기, 업종별 차등적용)대로 표결에 들어갔지만 부결됐다. 사용자 위원들은 이 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항의하며 회의를 보이콧하고 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