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낸드플래시 공장 M15를 준공했다. D램에 비해 글로벌 점유율이 떨어지는 낸드플래시 역량을 끌어올려 사업 구조의 균형을 맞춤과 동시에 반도체 초호황을 계속해서 누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반도체 굴기’를 외치며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는 중국 업체들을 따돌리려는 계산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4일 오전 10시 청주 M15에서 ‘함께 여는 미래, 새로운 도전’을 주제로 준공식을 열었다. 최태원 SK 회장은 환영사에서 “한때 해외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던 적자기업이 최첨단 생산시설을 갖춘 세계 반도체 리더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국가와 지역사회에 큰 빚을 졌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혁신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한국 반도체 경쟁력을 더욱 굳건히 유지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SK하이닉스 인수는 최 회장의 최대 치적으로, SK 품에 안긴 뒤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갈아치우며 통신(SK텔레콤)과 정유(SK이노베이션) 양대 축을 삼각체제로 전환시켰다.
M15의 건축 면적은 축구장 8개 크기인 6만㎡ 크기이며, 복층으로 구성된 클린룸에서 4세대 72단 3D 낸드플래시를 우선 생산한다. 개발 중인 5세대 96단 낸드플래시는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이 공장에 기존 건설 투자를 포함해 약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순차적으로 단행해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M15 가동으로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진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의 생산능력과 기술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기준 D램 시장에서 점유율 27.4%로 삼성전자(44.4%)에 이어 글로벌 2위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선 점유율 10.3%로 5위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경쟁력까지 갖출 경우 공고한 글로벌 2위 반도체 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15 준공으로 D램에 편중돼 있는 사업 구조도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은 전체의 76%, 영업이익은 90%에 달한다. D램의 가격 하락으로 반도체 고점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M15는 D램 업황에 따라 좌우되는 사업 구조에 대한 고민을 덜어줄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굴기를 기치로 본격 투자에 나서고 있는 중국 업체와의 기술 격차도 더욱 벌릴 수 있게 됐다. 중국 업체들은 반도체 양산 기술에서 뒤쳐져 아직 원가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상반기 36단 3D 낸드플래시 생산을 계획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7월 96단 제품 양산에 들어갔고 SK하이닉스도 내년 해당 제품의 양산을 앞두고 있다.
한편, M15 준공은 주변 지역에도 경제·사회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2023년까지 M15가 일으킬 경제·사회적 파급 효과로 21만8000명의 고용창출과 70조9000억원의 생산유발, 25조8000억원의 부가가치유발 등을 예상했다.
청주=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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