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지난해 중국 메모리 반도체의 한국 의존도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수입한 메모리 반도체의 절반 이상이 한국산일 뿐만 아니라 수입액도 전년 대비 대폭 증가했다. 중국이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며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기술 격차가 크다는 방증이다. 업계는 중국이 당분간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한국·대만·일본 수입으로 충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업계와 한국무역협회, 코트라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수입액은 총 886억1700만달러로 전년(638억5900만달러)보다 38.8%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한국산 수입액은 463억4800만달러로 전체의 52.3%에 달했다. 이는 전년보다 51.3% 늘어난 규모다.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전년 48.2%에서 약 4%포인트 증가하며 절반을 넘어섰다. 대만산과 일본산은 각각 197억300만달러(전체의 22.2%)와 57억5800만달러(6.5%)로 뒤를 이었다.
반도체 공장 내 전경. 사진/뉴시스
이처럼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의 한국 수입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것은 중국 업체들의 기술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코트라 광저우 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10대 메모리칩 브랜드 1~7위까지 해외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 업체들은 3곳에 그쳤다. 특히 D램의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시장 대부분을 점령했다. 중국 정부의 집적회로 산업 현황 분석 보고서는 지난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자국산 점유율이 사실상 0%였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까지 합쳐도 반도체 자급률은 20% 미만이다. 코트라는 “중국에서의 수요 증가에 비해 생산능력에는 한계가 있어 한국은 여전히 중국 메모리칩 시장의 가장 큰 공급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정부까지 나서 반도체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 붓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도 여전하다. 중국은 D램의 경우 아직 32나노 수준, 3D 낸드플래시는 32단 기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2016년에,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18나노 D램 기술을 선보였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업체와 중국 업체의 기술 격차는 D램의 경우 5년, 낸드플래시는 3년 정도”라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한국이 당장 따라잡힐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 같은 전망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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