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일본 소니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업고 20년 만에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TV 라인업을 2500달러(270만원) 이상으로 포진한 초프리미엄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소니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해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영업이익을 전년보다 150% 증가한 7200억엔(7조30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나온 전망치보다도 90억엔(14.3%) 상향했다. 과거 최고치인 1997회계연도 5257억엔(5조3300억원)을 20년 만에 웃돌 것이란 관측이다. 매출도 8조5000억엔(86조1630억원)으로 전년 7조6033억엔(77조731억원)보다 12%정도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소니 2018년형 OLED TV. 사진/아마존
업계는 OLED TV를 필두로 TV 매출이 전체 수익을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소니의 골칫거리였던 TV 사업은 최근 소니 부활을 이끄는 원동력 중 하나로 꼽힌다. 소니의 TV사업은 삼성전자 LG전자 등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려 2004년부터 10년간 8000억엔(8조1094억원) 규모 누적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2014년부터 흑자로 전환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흑자규모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소니의 TV 및 음향사업(HE&S)의 지난해 매출 추정치는 1조2000억엔으로, 전년 1조390억엔보다 15% 올랐다. 영업이익 역시 585억엔에서 800억엔으로 37% 증가한 듯 보인다. 증권가는 지난해 4분기 소니 TV사업 영업이익률이 10.7%로 LG전자 7%, 삼성전자 4%를 추월해 세계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연간 OLED TV 판매량은 19만대, 판매금액은 16억달러(1조71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격이 높은 초프리미엄 TV를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고가일수록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2500달러 이상 초프리미엄 제품군은 TV업체들에게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OLED TV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나간 덕분에 소니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쳤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해 2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36.9%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같은 시장에서 LG전자가 33%로 2위, 삼성전자가 18.5%로 3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이같은 초프리미엄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소니는 2018년형 55인치 OLED TV 최저가(A8F)를 2800달러(300만원)로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경쟁사보다 300달러 정도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65인치 A8F OLED TV 가격은 지난해 같은 크기 A1E보다 3800달러(407만원)로 300달러 높였다.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가격대를 대폭 낮춘 것과 다른 행보다. 삼성전자는 2018년형 QLED TV 가격을 지난해보다 33~37% 인하했다. 고가모델인 65인치 Q9F 가격을 5999.99달러(640만원)보다 1000달러 이상 낮춰 3799.99달러(405만원)로 책정했다. LG전자도 55인치 OLED TV 최저 가격을 지난해보다 500달러 낮춘 2499달러(55C8)로 책정했다. 프리미엄 TV 저변을 넓히겠다는 판단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격을 내려 TV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라면, 소니는 초고가 정책으로 수익성이 높은 초프리미엄 시장을 잡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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