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고심 주심을 조희대(61·사법연수원 13기) 대법관이 맡는다.
대법원은 7일 "대법원 사건 배당에 관한 내규에서 정한 원칙에 따라 이 부회장에 대한 사건 주심 대법관으로 조 대법관이 배정됐다"고 밝혔다. 조 대법관은 대법원 3부에 속해 있으며 김창석·김재형·민유숙 대법관과 함께 소부를 이루고 있다.
올해 32년차 법관으로, 대법관으로는 4년째 근무 중이다. 경북 월성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육군법무관으로 복무한 뒤 서울형사지법 판사로 입문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부산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법원 내에서는 원칙주의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일선 법원에 있을 때부터 조 대법관이 담당한 삼성 관련 사건은 대체로 중한 결과가 나왔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껄끄러운 면이 없지 않다.
2007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직시 에버랜드의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을 맡았다. 조 대법관은 전환사채의 저가 발행을 통해 지분 편법 증여를 주도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로 기소된 허태학 당시 삼성석유화학 사장(전 에버랜드 사장)과 박노빈 삼성에버랜드 사장(전 상무)에 대한 항소심을 맡아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벌금 30억원을 선고했다. 1심이 무죄로 본 특경가법상 배임혐의를 유죄로 추가 인정한 것이다. 1심에서 허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박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씩을 각각 선고 받았다.
대법관이 된 다음에 맡은 삼성그룹 '노조와해 전략 문건' 사건 상고심에서도 부당 해고 당한 노조 간부 손을 들어줬다. 와해 대상이 됐던 노조는 2011년 복수노조제도가 도입되면서 삼성직원들이 처음 스스로 조직한 조직이었다.
재벌비리나 부정부패 사건과 관련해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현대오일뱅크에 군납유류 담합 한화에너지 지분을 매각한 사건 주심을 맡아 현대오일뱅크가 김 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했다. 원심은 김 회장 손을 들어줬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상고심은 일단 3부에 배당됐지만 전원합의체로 회부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국민적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사건과 병합해 한꺼번에 심리돼야 할 필요성에 비춰봐도 그렇다. 이들은 모두 공범으로, 대법원이 이 부회장 사건만 먼저 선고한다면 다른 공범들에게 대법원 판결을 예고하는 셈이 된다. 사건이 전원합의체로 회부돼도 주심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상고심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명시·묵시적 청탁 여부와 재산 국외도피죄 에 대한 판단이 법리에 맞았는지가 쟁점이다. 항소심이 뇌물공여죄의 유죄를 선고하면서 인정한 뇌물 액수도 합당한지도 다툼의 여지가 많다.
조 대법관의 서울대 법대·경북고 선배로, 이 부회장의 상고심 변호인단에 합류했던 차한성 전 대법관은 이날 사임했다.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측은 7일 "이번 사건과 관련한 사회적 우려를 겸허히 받아들여 차한성 변호사에 대하여 담당변호사 지정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조희대 대법관이 지난 2014년 2월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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