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검찰로부터 6일 소환통보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측근들은 이날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고 검찰 조사 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이날 이 전 대통령에게 오는 14일 오전 9시30분까지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날 오전 문무일 검찰총장과 만나 그간의 수사 과정을 설명하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검찰 소환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일정에 대해서는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출석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소환 일정이 잡히면서 이 전 대통령의 방어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이 전 대통령 측에서는 변호인단 구성에 난항을 겪었다. MB 정권 시절 초대 법무비서관을 역임한 강훈 전 바른 대표변호사와 민정수석으로 일한 정동기 전 정부법무공단 이사장이 중심이 돼 방어전략을 짜왔으며, 최근 서정욱 변호사(법무법인 민주)가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환 전 이미 검찰이 구속영장 방침을 세웠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검찰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해왔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되고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김희중 전 청와대 1부속실장 등 측근들이 입을 열면서 상황은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됐다. 최근 문제가 된 다스의 미국소송 비용 대납과 관련해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이 전 대통령이 대납을 사실상 요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조사가 끝나면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에서는 우선 측근들의 진술을 뒤집을 논리를 대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정공법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건을 잘 아는 중견 법무법인의 한 대표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 측으로서는 가장 불리한 증거인 측근들의 진술을 검찰이 여죄 추궁이나 구속 압박 등으로 이끌어냈다는 논리를 들어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런 논리는 검찰 수사 단계 뿐만 아니라 영장실질심사에서도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대통령이 출석의사를 밝히면서 가능성은 적어졌지만 출석을 거부하고 판을 정치적으로 끌고 갈 여지도 없지 않다.
한 대형로펌의 형사 전문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으로서는 출석하면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럴 바에야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그 행위는 대통령으로서의 통치행위였으며, 이미 정치적 심판을 받았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달리 아직 정치적 세력이 남아 있다. 주위에 훌륭한 참모들도 있다”면서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끌고 가면서 지지자들을 결집시켜 장외전, 장기전으로 끌고 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수부에서 오래 일한 검찰간부 출신 변호사도 "검찰에 순순히 협조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출석을 거부하거나 출석하더라도 상당 부분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는 전략을 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월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과 관련된 검찰의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던 도중 기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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