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은 뒤 재판부를 겨냥한 비난 여론이 쇄도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7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장인 정형식 서울고법 부장판사(57·사법연수원 17기)에 대해 특별 감사를 청원한다는 게시글이 최다 추천 청원목록에 올라가 있다. 작성자는 "이재용 항소심 판결과 그동안 판결에 대해 특별감사를 청원한다"면서 "부정직한 판결을 하는 판사에 대해 감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글에는 2시 현재 1만7000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정 부장판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청원도 수백 건 올라왔다. 그러나 판사는 헌법에 따라 신분이 보장돼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지 않는 이상 파면할 수 없다.
현직 부장판사도 재판 결과를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동진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용 판결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라는 한마디 글을 올렸다. 이글에는 200여 명이 공감한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이정렬 전 부장판사도 라디오에 출연해 "역대급 쓰레기 판결"이라며 "권력이나 재벌에 대해 우호적인 재판부"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에서도 재판부의 판결을 비판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지난 6일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판결 규탄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기업과 정부가 결탁해 벌인 국정농단에 법원이 면죄부를 내린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정연순 민변 회장은 "이재용 항소심 판결은 유죄의 모양새만 갖추고 무죄를 선고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도 성명을 통해 "법원의 석방 판결은 재벌 불사 사법 적폐 판결의 화룡점정"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재용 항소심은 인혁당 이후 최악의 판결이다. 삼성 변호인의 변명을 그대로 베껴 쓴 꼴이다. 재판이 아니라 개판"이라는 글을 남겼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삼성과 법관의 유착인 '삼법유착'이다"라고 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려는 마음에 앞서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이번 일로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고 정경유착을 끊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판결을 넘어 판사 개인에 대한 비판은 사법부의 독립을 현저히 훼손하는 행위라 우려를 표한다. 최진녕 법무법인 이경 변호사는 "행정부로부터 독립 못지않게 여론으로부터 재판의 독립이 중요하다"며 "사실관계에 오판이 있으면 심급제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가 1심을 토대로 4개월 동안 심리한 결과는 우선 존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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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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