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4분기 극도로 부진했다. 예상대로 주요 매출 품목인 LCD의 판가 하락에 휘청거렸다. 대형 OLED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향의 중소형 OLED로의 전환을 얼마나 빨리 이루냐에 따라 향후 실적이 좌우될 전망이다. 최대 고객이었던 애플의 귀환도 OLED 전환에 달렸다.
LG디스플레이는 23일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액 7조1260억원, 영업이익 44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95% 급감했다. 사상 최대 분기 이익을 냈던 지난해 1분기(1조269억원)와 비교하면 25분의 1 수준이다. 시장 예상치(영업익 3188억원)를 크게 밑돌면서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내놨다.
LG디스플레이의 부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한 LCD 판가가 주된 원인이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10달러를 기록했던 LCD 패널 평균가격은 12월 170달러까지 떨어졌다. 전체 매출 가운데 LCD가 90%가량을 차지하는 LG디스플레이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LCD 매출 비중이 30%에 불과한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가격 하락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애플에 아이폰향 OLED를 독점 공급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최대 1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LG디스플레이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 중인 대형 OLED는 TV 제조사들의 OLED 진영 가세로 희망이 됐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올해 수익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우선순위”라면서 “지난해 170만대에서 올해는 250~28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OLED TV 판매량 증가세에 힘입어 올 3분기 OLED TV 패널 사업의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LCD에서 중국과의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현재 10%에 불과한 OLED 매출 비중을 2020년 4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OLED에 20조원을 투자한다. 10조원은 대형 OLED 패널에, 나머지 10조원은 중소형 플라스틱 OLED에 투입한다. 중국 광저우에 짓고 있는 8.5세대 OLED 패널 공장은 내년 하반기 완공돼 양산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사장은 “정부 승인이 기대보다 3개월 지연됐지만, 2019년 하반기 제품을 양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약점인 모바일 OLED 출하량도 늘린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경기도 파주 E2 라인과 경북 구미 E5 라인을 가동 중이다. 파주 E6 공장은 오는 3분기부터 양산 단계에 돌입할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E5는 생산을 안정화하는 중이고, E6는 3분기부터 1만5000장 규모로 양산할 계획”이라며 “추가적인 생산능력 확장은 시장의 상황과 고객 수요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를 통해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귀환을 고대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독점 공급권을 내줬지만, 올해는 이르면 하반기부터 일부 물량을 되찾아오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아이폰 신제품에 플렉시블 OLED 패널을 공급하는 안을 두고 막바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지속됐던 LCD 판가 상승에 힘입어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27조7902억원, 영업이익은 2조461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보다 4.9%, 영업이익은 87.7% 올랐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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