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최순실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질문에 줄곧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는 등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했다.
최씨는 20일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 5명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정확하게 물어봐 달라", "키포인트가 뭔지 말해 달라"며 날을 세웠다. 특검팀의 질문에도 "박원오가 승마협회를 좌지우지했냐"고 되물어 '질문하지 말고 답변하라'는 재판장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자신의 측근을 KT에 채용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의 업무수첩, 재단과 관련해선 증언을 거부했다. 재판 도중에는 "심장이 많이 안 좋아서 한 가지만 질문받고 쉴까요"라며 재판을 주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검팀이 말 구매에 대해 유사한 질문을 재차 하자 "답답하다. 독일에 갔다 오거나 말에 대해 연구하는 검사님이 나왔어야 한다"고 말하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검팀이 "마지막 하나만 묻겠다. 이해가 안 가서"라고 하자 "저도 이해가 안 된다"며 맞받아쳐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최씨는 딸 정유라의 승마지원과 관련해선 "삼성이 전적으로 소유권을 갖고 있다"며 "승마지원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비타나'와 '라우싱'을 사게 된 경위에도 "삼성이 중장기 로드맵에 의해 한 것이지 정유라만 타려고 한 게 아니다. 알아들으시겠냐"고 답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대포폰(차명폰)으로 통화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생활'이라며 통화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특검팀이 "박 전 대통령과 차명폰으로 두 달 남짓 동안 문자 없이 259회를 통화했다. 무슨 대화를 했냐"고 묻자 "그것까지는 기억 못 한다. 물어보는 게 실례인 것 같다"고 답했다. 최씨는 청와대에 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관련자들의 증언일 뿐 그렇게 자주는 안 갔다"고 해명했다. 최씨가 답변 도중 격앙된 반응을 보이자 특검팀이 "차분하게 하시라"고 하자 돌연 "근데 왜 (정유라를) 새벽에 데리고 가셨어요"라며 질문을 하기도 했다.
1심에서 징역25년, 벌금1185억원, 추징금 77억 9735만원을 구형받은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휠체어를 타고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사진/최순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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