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연일 강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침구업계가 구스다운(거위 깃털) 침구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다른 침구에 비해 보온력이 우수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고가의 제품이어서 수익성 제고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주요 침구업체들은 특수한 가공 등을 거친 기능성 원단까지 더해 프리미엄 구스다운 침구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22일 침구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구스다운 침구 시장규모는 7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2009년 시장규모는 160억원에 불과했으나 매년 약 30%씩 시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브랜드와 비브랜드를 합친 국내 전체 침구 시장규모가 6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구스다운 침구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특히 구스다운 침구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이브자리, 이덕아이앤씨(알레르망),
웰크론(065950)(세사리빙) 등 주요 업체들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먼저 지난해 연결매출액 기준 업계 1위 이브자리는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 구스 전문 매장인 '이브자리 코디센 코엑스점'을 오픈했다. 특히 자회사이자 기능성 타퍼·베개 전문 브랜드 '슬립앤슬립' 코엑스점 바로 옆에 매장을 열어 두 브랜드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 했다. 이브자리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구스 침구 매출이 3.5배 가량 늘어났다"며 "원산지와 중량별로 29종에 이르는 다양한 구스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점차 다양해지는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구스를 비롯한 다양한 고기능성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알레르망은 기존 프리미엄 이미지에 원단 기술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자체 개발해 특허를 획득한 엑스커버(X-Cover) 원단을 사용해 집먼지진드기 등을 방지하는 동시에 이불의 무게를 최소화 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무봉제 기술을 접목해 봉제선을 따라 깃털이 빠져나오는 현상을 없앴다. 알레르망 관계자는 "현재 전체 침구류 가운데 구스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가량이지만 프레스티지 구스 라인을 발판으로 향후 30% 이상까지 비중을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지난해 기능성 침구 단일 품목으로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이뤄낸 만큼, 내년에는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품질을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세사리빙도 기존 고밀도 극세사 침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구스 제품군 강화에 나섰다. '나노텍스' 가공 기법을 적용해 오염방지 기능성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나노텍스 가공이란 나노물질인 '나노위스커'가 직물 원사에 부착되도록 설계한 가공법으로, 빗방울이 연꽃잎에 닿아 떨어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도록 원단을 제조하는 가공법이다. 세사리빙 관계자는 "극세사 제품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형성돼있어 아직 구스 제품의 판매 비중은 크지 않지만 최근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웰크론의 연구개발(R&D) 역량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소재를 사용한 침구제품을 출시해 업계 선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소비자들이 높은 보온성 때문에 구스다운 침구를 많이 찾았지만, 최근에는 알레르기 방지 등 기능성에 관심이 높아졌다"며 "이러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업체들 간의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스다운 침구가 인기를 끌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주요 침구업체들이 기능성 구스다운 제품 개발과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알레르망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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