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LG전자가 지주사인 (주)LG와 함께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업체 ZKW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 올 초 미국의 하만(Harman)을 인수한 삼성전자와의 전장(전자장비) 주도권 다툼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3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ZKW 매각 본입찰에 참가했다. 제안 금액은 1조원으로, LG그룹 창립 이후 최대 규모다. ZKW는 이르면 내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ZKW는 1938년 설립돼 헤드라이트 등 차량용 조명을 생산하는 업체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폴크스바겐, 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매출은 2010년 3억유로(4000억원)에 못 미쳤으나 지난해에는 9억6850만유로(1조3138억원)로 뛰었다. 차량용 조명 시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ZKW와 SL코퍼레이션, 이치코 등 3곳이 과점하고 있는 구조다. LG전자가 ZKW를 인수하면 단숨에 시장 톱 3로 올라서게 된다.
LG전자 사옥. 사진/뉴시스
LG전자가 ZKW를 인수할 경우 수혜는 VC사업본부에 집중될 전망이다. 2013년 구본준 부회장 주도로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를 LG전자에 신설했다. LG전자의 VC사업 매출은 꾸준히 성장세다. 올 2분기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 늘어난 8826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인수가 성사될 경우 VC사업본부의 올해 매출액은 5조3000억원으로 확대되고, 연결 손익도 흑자 전환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룹 내 시너지도 기대된다. 현재 LG전자는 물론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LG CNS 등이 다양한 차량용 부품사업을 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를 만드는 LG화학은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 LED 조명, OLED 조명, VC사업 등 협업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전장사업을 위한 현지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4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교외 헤이즐파크에 약 2500만달러(약 285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부품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이곳에서 전기차용 배터리팩을 생산하고, 차후 모터 등 주요 전기차 부품으로 품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올해 3월 국내 기업 인수합병 역대 최대 규모인 80억달러(9조2000억원)에 미국의 전장업체 하만 인수를 완료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로 세계 전장업체 순위 8위(IHS마킷 기준)로 올라섰다. 첫 성적도 무난했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하만은 매출 19억달러(2조1149억원), 영업이익 2억달러(2226억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통해 기업간 거래(B2B)에서 고삐를 당길 계획이다. 글로벌 영화관에 삼성 LED 시네마 스크린을 공급하고, 네덜란드 자동차 반도체 업체 NXP와 기술 협력도 강화한다. 삼성 계열사는 물론 전장 관련 조직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4월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아래 시너지그룹도 신설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진입이 어려운 만큼 기업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전장산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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