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LG전자와 애플이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애플의 공식판매점 애플스토어에서 LG전자의 모니터를 판매 중이며, 일부 매장에서는 LG전자 TV를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OLED 패널도 LG디스플레이의 공급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29일 일본 애플스토어에 따르면 긴자 본점 등 8개 매장에서 인터넷TV 셋톱박스 ‘애플TV’의 시연용 TV로 LG전자 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43인치 UHD(초고화질) TV이며, 공급처 특성상 전면 로고는 없앴다. 애플은 약 5년 전 실물 TV 생산을 검토했으나 기술경쟁력, 진입장벽 등을 감안해 생산을 유보했다. 대신 LG전자의 TV 제품을 선정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일본 애플법인이 우리 TV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며 “TV 대수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 전자업계는 자국산 선호현상이 강해 매장에 외산 제품을 들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외산 기기에 대해 배타적인데 일본 애플법인에서 LG전자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양사의 관계가 그만큼 우호적이라는 뜻"이라며 "삼성에 대한 불편한 관계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패권을 놓고 다투는 삼성보다는 LG가 협력을 맺기에 편하다는 현실적 인식과 함께, 세기의 특허전에 따른 후유증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애플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는 LG전자 5K 모니터. 사진/왕해나 기자
애플TV 옆에는 LG전자 5K 모니터를 공식 판매하고 있다. 애플스토어에 입점한 모니터 브랜드는 LG전자가 유일하다. LG전자 5K 모니터는 지난해 10월 애플이 신형 맥북 프로를 공개한 자리에서 함께 소개됐다. 애플이 다른 기업의 제품을 공개석상에서 비중 있게 언급한 것은 처음이었다. 당시 필 쉴러 애플 수석 부사장은 “4K, 5K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LG전자와 협력해왔다”고 말했다.
LG와 애플의 협력 역사는 10년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는 2008년부터 애플 아이팟, 2009년부터 애플 아이폰에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을 공급해왔다. 애플이 아이폰8에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를 탑재한 것은 중소형 OLED에 있어 LG의 약세가 원인이었다. 삼성은 해당 시장의 95% 이상을 장악한 절대강자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양산에 10조원 규모의 투자 방안을 발표했으며, 2~3조원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이노텍은 지난해부터 애플이 아이폰7플러스에 탑재하는 듀얼카메라 모듈을 독점공급 중이다. 올해 아이폰8에 탑재되는 3D센서 모듈도 공급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LG화학은 내년 하반기에 출시될 아이폰9에 들어갈 배터리 공급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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