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주말까지 일주일 내내 공장을 풀가동해도 주문량을 맞추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 26일 제주 한림에 위치한 본사에서 만난 현재웅(사진) 한라산 대표는 "주말에도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날 주말임에도 본사 건물 바로 옆 공장에서는 쉴새 없이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장기화된 경기 불황 속 국내 중소기업들의 공장 가동률이 평균 이하에서 허덕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 대표는 요즘 밀려드는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최근 제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커지면서 이 지역 대표 소주인 '한라산 소주'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종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한라산 소주를 마시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주문량이 폭증하고 있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단일 공장으로 운영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갑자기 늘어난 수요를 충족시킬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소주를 공급할 물류·유통망도 대기업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다. 현 대표는 "요즘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주문량이 엄청나다"며 "수요를 맞추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래서 최대 과제인 공급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당장 내달 220억원을 투입해 신공장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매출액이 21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다. 내년 8월 새로운 공장이 완성되면 현재 월 15만병 수준인 생산량이 70% 증가한 월 26만병으로 늘어나게 된다. 도외지역 특히 수도권에서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물류기지도 확충한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기존 물류창고를 확장하거나 다른 곳에 추가로 물류창고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라산은 지역사회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2차산업인 제조업과 3차산업인 관광업을 합쳐 제주를 대표하는 '5차산업'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현 대표의 큰 그림이다. 그는 "새로 지을 신공장에 관광객들이 술을 직접 담글 수 있는 체험공간을 만들어 직접 만든 술을 시음도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우리 공장을 제주 전통술과 관련된 하나의 관광·테마파크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최고의 관광지라는 제주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도 아끼지 않는다. 고용 창출은 물론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복지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다. 지난 2012년에는 지식경제부와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각각 '우리지역 일하기 좋은 기업'과 '성장 유망 중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 대표는 "반짝 인기에 편승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 보다는 스스로 단단한 체력을 길러 부족한 점을 하나씩 채워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최근 회사를 인수하고 싶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지만 매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사회에 공헌하며 더불어 성장해 나가는 것이 향토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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