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1973년 석유 파동 이후 유사 시를 대비해 시민 접근을 차단한 채 석유를 보관하던 공간이 도시재생을 거쳐 40여년 만에 축제·공연·전시 등이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돌아왔다.
서울시는 다음달 1일 문화비축기지 개원을 앞두고 24일 문화비축기지 내부를 공개했다.
마포석유비축기지는 석유 파동으로 국내 경기가 위기를 맞자 안정적인 석유공급을 위해 시가 국고보조금을 받아 1976년~1978년 건설했다.
지름 15~38m, 높이 15m에 달하는 탱크 5개에 휘발유, 디젤, 벙커씨유 등 6907만리터의 석유를 비축했으며, 이는 당시 국내 석유 한 달치 사용량에 맞먹는다.
건설 당시부터 1급 보안시설로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했으며, 20여년 간 운영하다 맞은편 상암월드컵경기장 건설로 2000년 폐쇄된 후 10년 넘게 방치했다.
시는 문화비축기지를 조성하며 산업화시대를 기억하고자 탱크들은 물론 내외장재, 옹벽 등 하나부터 열까지 기존 자원들을 재생하고 재활용하는 도시재생 방식을 적용했다.
T1 탱크의 경우 기존 옹벽을 이용해 유리돔으로 만들고, T2 탱크는 상부는 야외무대, 하부는 공연장으로, T4 탱크는 원형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친환경페인트와 음향설비를 더하는 식이다.
T1 탱크와 T2 탱크에서 해체된 내·외장재는 재활용해 신축 건축물인 T6 탱크를 새로 만들었다.
축구장 22개와 맞먹는 규모(14만22㎡)의 부지 가운데에 공연, 장터, 피크닉 같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열린공간(문화마당 3만5212㎡)이 자리하고, 그 주변으로 6개의 탱크(T1~T6, 10만4810㎡)가 둘러싸고 있는 형태다.
각각의 탱크는 공연·강연·전시·워크숍·음악공연·미디어전시 등 활용목적을 달리해 독특한 공간 구성이 눈에 띈다.
특히, 모든 건축물에 지열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를 적용해 냉·난방을 해결한다. 화장실 대소변기와 조경용수는 각각 중수처리시설(30톤)과 빗물저류조(300톤)를 통해 생활하수와 빗물을 재활용한다.
문화비축기지의 초기 계획 단계부터 총 1126명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앞으로 운영 전반도 시민주도협치형 공원운영 모델인 협치위원회가 맡는다.
이미 하반기 운영 프로그램 47개의 선정이 끝났으며, 마을·문화·예술·생태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됐다. 마을장터에 해당하는 ‘달시장’, 대학로에서 이미 큰 호응을 받았던 ‘마르쉐@문화비축기지’, 우크렐레 음악축제 ‘우크페페’ 등이 눈에 띈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쓰임을 다한 산업화시대 유산을 역사와 문화의 숨결은 보존하면서 새로운 쓰임으로 전환하는 도시재생의 대표모델이자 친환경 랜드마크”라며 “시민과 단절됐던 공간이 문화공원으로 다시 태어남으로써 사람이 모이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비축기지의 T5 탱크 이야기관의 내부 모습.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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