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과 TV가 속절없이 밀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극약처방의 일환으로 조직개편 카드를 꺼내들었다.
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2013년까지만 해도 중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 19%로 1위를 지키던 삼성전자는 올 1분기 3%대까지 점유율이 급전직하했다. 시장조사기관 SA(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중국 내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판매기준)은 2014년 13.8%, 2015년 7.6%, 2016년 4.9%로 반등 한 번 없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 1분기에는 3.1%로 간신히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1분기 중국 시장에서의 삼성전자 점유율을 3.3%로 추정했다.
UHD TV 시장에서도 TCL·하이센스 등 현지 기업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 2분기 중국 UHD TV 시장에서 30%대 점유율로 중국 TV업체들을 압도했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 IHS에 의하면 UHD TV 점유율(수량기준)은 계속된 하향세로 2015년 8.9%, 2016년에는 5.7%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맛봤다. 올 1분기에는 6.1%(8위)로 소폭 상승했지만, 전체 TV 점유율은 3.9%(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로 10위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입지 축소는 토종기업들의 파상공세를 이기지 못한 탓이다.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상위 10곳 중 8곳이 중국 업체였다. 같은 기간 TV시장 점유율 1~9위 역시 TCL,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이 나눠 가졌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경쟁력에 품질까지 추격했다"며 “현지 시장 상황에 맞는 마케팅과 제품을 내놓지 않으면 점유율 반등은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특단의 조치로 중국법인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중국 화베이, 화둥, 화난 등에 위치한 지사 7개를 없애고 22개 지점으로 통폐합했다. 기존에는 총괄법인 아래 7개 지사를 뒀고, 지사들이 32개 사무소를 관리하는 구조였지만, 이제는 베이징 총괄법인이 22개 지점을 직접 관리한다.
삼성전자는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판매와 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사업 부진에 따른 문책성 수술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지역별 특성에 맞는 영업방식을 진행하겠다는 취지로 지사를 운영해왔는데, 이번 통폐합은 인력 축소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로 중국 내 삼성전자 임직원 수는 2014년 5만6492명, 2015년 4만4948명, 지난해 3만7070명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인력 축소는 없다고 말했지만 사업 부진이 심화되면서 조직을 효율화하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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