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개정안)'증세' 포문 연 문재인정부, 5년간 178조 확충 가능할까
세입확충 82.6조·세출절감 95.4조 확보…"세수 증가·비과세 정비 낙관 못해"
2017-08-02 18:07:04 2017-08-02 18:07:04
[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문재인정부 5년간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한 재원은 178조원으로 세입확충으로 82조6000억원, 세출절감으로 95조40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세입확충 부문은 세수 자연증가분 60조5000억원, 비과세·감면 정비 11조4000억원, 탈루세금강화 5조7000억원, 세외수입 5조원 등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세출절감은 재정지출 절감 60조2000억원, 여유자금 활용 등 35조2000억원 등으로 이뤄졌다. 
 
정부는 2일 올해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며 향후 5년간 세수 자연증가분에 소득세 등 증세효과를 감안하면 178조원의 지출소요가 충당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세입확충의 전제 조건인 세수호조가 이어질 수 있을지, 지난 정부에서도 성과가 미미했던 세출절감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세법개정안 사전브리핑에서 "올해 초과세수가 추경 당시 예상했던 8조8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과세수로) 베이스업(base-up)이 되면 향후 5년간  60조원 정도의 세수 자연증가분 충당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세법개정안에 따른 세수증대효과 연 5조5000억원까지 포함하면 178조원의 지출소요는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 세수추계가 이전에 비해 보수적으로 이뤄지면서 초과세수가 크게 발생했는데, 이 기저효과가 몇 년간 이어진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또 "자문위에서 계획한 비과세·감면정비, 과세기반 확대를 통한 재원조달 규모는 17조1000억원 가량인데 올해 세법개정안 세수효과만으로도 이를 상회한다"며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예상을 뛰어넘는 세수 증가는 2015년 기업소득 호조와 부동산거래 증가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기인했던만큼 마냥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금은 반도체 등 경기가 좋기 때문에 임기 1~2년차에 대한 세수 예측치는 맞을 수 있겠지만, 3년차 이후의 경기상황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감안된 추계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발간한 '2016~2020년 국가재정운용계획 분석'에서 "최근 세수호조는 경기적 요인이 아닌 일시적 요인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이 기간 중 국세수입 증가율을 정부 전망치(4.5%)보다 낮은 3.9% 수준으로 전망했다. 당시 정부가 2016~2020년 기간 중 총수입 증가율(4.4%)과 국세수입 증가율(4.5%)이 경상성장률(4.7%)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한 점도 지적했다.
 
비과세·감면 정비, 과세기반 확대 등을 통한 재원조달 역시 만만치 않다. 이번 세법개정안에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용증대세제 신설, 근로취약계층 재고용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등 비과세·감면 확대 방안을 담겨있다. 다른 부문에서의 비과세·감면 축소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예정처 분석에 따르면 박근혜정부도 '증세없는 복지' 정책 추진을 위해 비과세·감면 축소에 집중했지만, 2013~2014년 국세감면율(14.2%)은 오히려 2012년(14.1%) 보다 높아졌고 절대적인 감면규모도 2012년 33조4000억원에서 2015년 35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예정처는 "기존 비과세·감면 제도에 대한 정비 노력에도 수차례 일몰이 연장돼 기득권화된 비과세·감면에 대해 일몰 종료가 어려울 뿐 아니라 신규 비과세·감면 도입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이 분야에서의 세수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복지예산 등 경직적 지출이 많은 세출절감 여건도 좋지 않다. 실제로 김 부총리는 "각 부처에서 예산에 대한 세출요구가 많다. 재정당국으로서 힘들게 작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순위가 낮은 세출에 대한 구조조정 뿐 아니라 지금까지의 사업구조나 집행체계 변화까지 이뤄져야 한다. 강도높은 양적, 질적 세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만 국정과제 이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세출절감 과제가 난제 중 난제임을 밝혔다.
 
강병구 인하대학교 교수는 "지출구조조정에서 재원의 50% 가량을 조달해야 하는데 기금활용은 어느정도 할 수 있겠지만 재정지출 절감은 이전 정부에서도 잘 추진되지 않았다. 그 부분을 세심하게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전반적으로 확장적 재정정책기조인데 지출을 절감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재원조달계획의 현실성에 의문부호가 붙으면서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 추가 증세에 대한 우려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향후 5년간 초과세수증가분 60조5000억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연간 기존 경제전망 대비 6%포인트의 추가적인 명목성장률 증가가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결국 적자국채발행에 따른 국고채 금리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증세 방안이 축소 또는 좌절되거나 여타의 재원조달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를 대비한 추가 증세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세법개정 효과가 통상 2~3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세수증대효과가 큰 소득세, 법인세 항목의 추가 조정은 어려울 전망이다.
 
강 교수는 "세수효과는 크지 않지만 임대소득 과세와 종교인 과세 등 미뤄뒀던 과세를 정상적으로 추진해야 하고 그래도 세수가 부족할 경우에는 국채발행도 고려해볼 수 있다"며 "세계적으로 재정정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균형재정을 달성해야 한다는 시각만 지나치게 고집하며 재정을 운용할 수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7년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정면 오른쪽부터 김완석 부위원장, 박용만 위원장, 김 부총리, 최영록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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