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탐정의 자산관리)인기 '고공행진' 신흥국 국채…성장 과실 누리려면
브라질에 이어 멕시코·러시아로 확대…"안전판 마련 우선돼야"
2017-07-30 09:43:42 2017-07-30 09:43:42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내 일은 남들이 모르는 걸 아는 거야."(셜록 홈즈) 미스터리한 사건을 푸는데 천부적 재능을 가진 탐정 셜록이 있다면 여의도에는 재무 회계를 읽어주는 ‘맨발의 셜록’이 있습니다. ‘28년 증권맨’ 원강희 KTB투자증권 리스크관리실장(사진)입니다.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탐정 사고방식은 금융투자업계를 이해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름했다고 합니다. 맨발은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의밉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재무탐정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그는 금융 관련 지식을 통찰력 담긴 ‘글발’로 풀어냅니다. 돈의 흐름을 쥐고 다루는 자본시장에 구구절절한 조언은 달지 않습니다. <뉴스토마토>는 격주로 여의도 맨발의 셜록을 만나 탐정의 시각으로 자본시장을 들여다 봅니다.
 
-장기간 지속돼 온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시장의 수익률 갈증도 깊어지는 모습입니다. 올 들어 신흥국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배경이기도 한데요. 실제 국내 증권사들이 올 상반기 판매한 브라질 국채 규모만 3조원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한 해 판매규모가 1조원에 못 미쳤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판매량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겁니다. 최근에는 투자 대상도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멕시코나 러시아 국채 또한 유망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는 건데요. 시장의 신흥국 투자에 대한 높은 관심, 어떤 배경이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 신흥국 투자에 대한 높은 관심은 말씀하신 대로 저금리 기조가 한동안 이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입니다. 과거 일본에서도 장기간 저금리가 이어짐으로 인해서 해외투자가 많이 늘어났던 것을 보면 저금리에 지친 자금들이 이제 좀 더 위험한 자산에 대한 투자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최근 금융위기가 잠잠해 지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줄어들어 기왕이면 금리가 높은 곳에 모험적인 투자를 감행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진 것으로 봅니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의 미래 기대 경제성장이 낮아짐으로 해서 성장하는 해외 국가에 대한 투자를 통해 성장의 과실을 누리고자 하는 면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브라질입니다. 테메르 대통령의 불법자금 연루설로 브라질의 정치적 혼란이 재부각되며 브라질 자산가격이 급락한 게 지난 5월인데요. 이후 관련 설을 둘러싼 테메르 대통령 측과 검찰, 대규모 반부패 시위 등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되고 연금 개혁안이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6월 이후 브라질 자산 가격이 빠르게 회복 중인데요. 정치적 혼란과 달리, 브라질 경제가 점진적인 회복 추세를 이어가고 있어 경제 성장률 측면에서는 여전히 올해 0.5%로의 턴어라운드가 예상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면서 금리도 계속 인하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입니다. 전반적인 경제 회복 추세 기대감을 두고 있는 겁니다. 일부 증권사는 맷집 높고 금리인하가 지속되고 있는 브라질 채권의 꾸준한 분할 매수를 권유합니다. 공감하시는지요.
 
▲브라질 경제는 최근 들어 좋아지고 있습니다. 과거 중국 경제의 침체로 인한 상품(Commodity)가격의 하락이 남미 경제의 발목을 잡았습니다만, 미국 경제의 견조한 회복 및 그에 발맞춘 세계 경제의 회복이 남미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브라질 경제가 앞으로도 이렇게 순항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브라질은 과거 중국경제의 팽창으로 석유 등 상품 가격이 오르면서 경제가 좋아졌을 때 생긴 흑자를 투자에 사용하지 않고 소비해 버렸습니다. 미래를 대비하지 못한 것입니다.
 
또한 남미의 경제는 다음과 같은 정치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첫째 적절하지 않은 사회 인프라 시스템, 둘째 낮은 교육의 질, 셋째 사업을 옥죄는 세금 및 제도들이 남미 경제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매우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브라질의 리더십은 부패 문제에 계속 발목을 잡히고 있는 형국입니다. 현재 테메르 대통령의 지지율은 7%를 맴돌고 있습니다. 또한 2018년에 브라질과 멕시코에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점 또한 정치적 불안을 겪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이유가 될 것입니다.
 
-지난 16일 국내 13개 증권사 사장단이 일주일의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했습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뉴 포트폴리오 코리아(NPK) 대표단'이 총출동한 것으로 금투협이 증권사 대표단을 대동해 러시아를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투자 성장성으로 주목 받고 있는 러시아 금융시장을 둘러보고 한국과 러시아간 금융비즈니스 판을 키워본다는 방침인데요. 미국의 러시아 제재 강화를 둘러싼 이슈, 높은 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채권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어 주목됩니다. 정책금리 인하가 지속되면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채권시장에 집중한 결과인데요.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3월 이후 3차례의 금리인하를 단행했고 하반기 추가 금리인하를 직접 예고한 바 있어 금리하방 압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외 정치 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인데요. 주의가 필요한 점을 짚어주신다면.
 
▲투자자들이 해외 채권에 투자할 때 주의할 점은 외국의 역사와 문화 국민성 등이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러시아는 사회주의 국가입니다. 사회주의 국가는 사유재산에 대한 존중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과거 북방정책을 통해 우리나라가 러시아에 지원한 금액의 거의 대부분을 돌려받지 못하였으며, 1998년에는 러시아의 디폴트 선언으로 인하여 러시아 채권에 투자한 펀드들이 큰 손실을 보기도 하였습니다. 최근 러시아도 에너지 가격의 회복으로 경제가 좋아지고는 있지만 이것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고, 인구가 고령화 되고 있기 때문에 성장성이 높은 외국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외국에 투자할 때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단지 우리나라 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이유로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수익률이 높은 것이 빠른 성장에 따른 자금 수요가 높아서 생긴 것이 아니라 위험이 높아서 생긴 현상이라면 개인 투자자들은 상당히 주의를 해서 투자를 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개인들을 투자에 앞세울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외 국가들에 대한 깊이 있는 위험 분석을 할 수 있는 금융기관이 먼저 투자를 하고 그 금융기관이 신용보강을 거쳐 개인들에게 해외 채권을 판매 하는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개인들에게 바람직한 해외 투자는 재정이 건전하지만 높은 성장으로 인해서 외국의 자금이 필요한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금융기관은 외국의 제도와 절차를 잘 모르는 개인에게 이를 쉽게 안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멕시코 국채에 대한 자본차익 기대감도 높습니다. 다른 신흥국 채권대비 절대 금리가 낮은 편이지만 금리와 환율 자본차익을 노려볼 만하다는 겁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지난달 정책금리를 7%로 25bp 인상했습니다. 지난 2015년 12월 미국의 첫 금리인상에 동조해 인상에 나선 이후 10차례, 총 400bp를 높였는데요. 미국의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소 낮아진 가운데 예상대로 멕시코 물가가 하반기 둔화된다면 금리인상 기조는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급등했던 멕시코 금리도 동반 하향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 상당해 보입니다. 투자자에 당부해야 할 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멕시코는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고 있어서 미국 수출 관세가 매우 낮은 상태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불합리하다고 지적하고 나서서 문제를 겪었습니다. 최근 이에 대한 불안감은 조금 진정된 상태이지만 우리나라의 FTA처럼 언제 트럼프 대통령이 재협상을 요구할 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북미자유무역협정을 믿고 멕시코에 공장을 지었다가 난감해진 상황인데요. 멕시코에 대한 투자도 남미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수준 낮은 인프라, 교육, 세금 및 제도 등의 문제 때문에 구조적으로 안전한 투자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들은 지나치게 고수익에 현혹되어 전 재산을 투자한다거나 하는 일은 지양할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를 한다면 재산의 일부를 분산투자 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이렇게 어려운 해외투자를 개인들에게 권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들이 나서서 안전판을 마련해 주는 일을 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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