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채권퉁(債券通, 중국-홍콩 채권 교차거래) 시행으로 전 세계 자본시장의 눈이 중국 채권시장으로 모아지고 있다. 특히 채권퉁 시행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건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다. 중국 은행간 채권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국내 해외 채권 투자자에 기회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10조달러에 달하는 중국 초대형 채권시장의 미래 성장성을 공유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절대적 규모 측면에서 미국, 일본에 이은 세계 3위 수준인 중국 채권시장 개방이 중국 자본시장 도약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해외 자금유입을 도울 통로',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진일보'로 평가 받는 채권퉁. 4일 <뉴스토마토>는 이 제도 시행에 따른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모아 문답형식으로 풀어봤다.
-채권퉁이 뭔가요.
▲채권퉁은 상하이거래소 채권시장과 홍콩거래소 채권시장의 교차거래를 가능케 하는 제도로 지난달 3일 홍콩 주권 반환 20주년에 맞춰 뚜껑이 열렸다. 기존엔 홍콩거래소를 통한 본토 채권매입만 가능했다. 하지만 채권퉁은 외국인투자자는 QFII(적격해외기관투자자), RQFII(위안화적격해외기관투자자) 또는 CIBM(은행간 채권시장 투자제도) 자격 없이도 중국 채권시장에 투자할 수 있어 접근성 우위가 있다. 채권퉁을 통해 홍콩과 본토 인프라가 서로 연결되면서 등록시간이 단축되고 등록과 거래, 결제, 위탁 시스템도 간소화된다.
위안화 현물채권만 투자가 가능했고 환전과 환헤지는 역외에서 가능했지만 채권퉁의 투자쿼터에 대해서는 제한이 없다. 기존에 불가능했던 중소형 투자자의 투자가 가능해져 사실상 중국 채권시장이 모든 투자자에 열린 것으로 간주된다. 중국 채권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외국인 투자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 현재 중국 채권시장 규모는 세계 3위에 해당할 정도로 크지만 이중 외국기관이 보유한 채권비중은 1.9%에 불과하다. 한국 채권시장의 10% 정도가 외국비중이라는 점과 비교해도 월등히 낮은 것이다.
-채권퉁의 기대효과가 궁금합니다.
▲중국은 이번 채권퉁 시행을 통해 해외 민간자본의 유입을 꾀하고 있다. 채권퉁을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금모집 수단으로 둔 것이다. 약 26조달러로 추산되는 일대일로 비용을 비롯한 대규모 인프라투자 프로젝트 추진 과정 속 자금조달을 위해선 이를 소화할 채권시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채권퉁 시행만으로 중국채권의 투자메리트가 갑자기 증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은행간 채권시장 내 외국인 투자 비중이 늘어나고 중국 로컬 채권에 대한 수요가 중기적으로 함께 늘어날 경우 채권 공급도 결국 수요를 따라가게 되면서 중국 채권시장의 양적인 팽창도 수반될 것이다. 실제 은행간 채권시장 개방이 실질적으로 시작된 2015년 이후 중국 채권시장 내 외국인 보유 비중은 빠르게 증가했고 같은 기간 GDP 대비 채권시장 비중 증가 속도도 가팔라졌다.
채권퉁도 이와 비슷한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 채권시장 개방, 이로 인한 채권시장 양적 팽창이 동반된다면 중국 채권시장의 글로벌 영향력이 높아져 중국 국채금리도 최소 아시아 지역 내 벤치마크 금리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이는 곧 위안화 안정성 확보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6월 A지수의 MSCI 신흥국(EM)지수 편입과 더불어 중기적으로 글로벌 자금의 중국 자본시장 유입이 진행된다면 포트폴리오 수지 개선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위안화 가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본시장 개방 흐름이 금융시장의 위안화 절하 기대감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동할 경우 금융계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타투자수지 흐름을 변화시키면서 위안화 가치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신용등급 평가시스템 개선 기대감도 뒤따른다. 최홍매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국 채권시장의 주요 투자자인 해외 중앙은행이나 기관투자자들이 중국 채권신용등급 평가시스템을 미성숙하다 판단하고 신용채보다 국채에 상대적으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향후 외국인 투자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신용채를 비롯한 채권에 대한 신용평가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퉁, 투자 가치와 전망은.
▲중국 채권시장은 더욱 개방될 전망이다. 투자 관련 규제 또한 보다 완화됐다. 은행간 채권시장 투자제도가 도입되면서 이미 많은 규제가 폐지됐지만 다소 불편한 점이 존재했던 게 사실이다. 채권퉁은 투자한도가 없다. CIBM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CIBM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민은행에 투자계획을 제출해야 했고 투자한도 확대 시 또 다시 계획을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채권퉁은 본토 주관사를 통해 발행시장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거래시장에는 기존 CIBM에서 투자했던 위안화 현물채권에 투자 가능하다. 향후 환매나 대차거래, 선물, 금리스와프, 선물금리계약으로 투자대상은 점점 확대될 예정이다.
-채권퉁 시행이 한국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중국 채권퉁 시행이 글로벌 채권자금의 블랙홀 역할을 하기엔 아직 멀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전히 제도적 측면이나 신뢰성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커 글로벌 채권자금 흐름에 큰 변화를 주기엔 어렵다는 얘기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만 채권퉁 시행이 글로벌 채권지수에 편입된 중국채 투자 접근성을 높여 이머징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중국 편입으로 인해 아시아 내(일본 제외) 비중이 가장 높았던 한국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축소된다는 점에선 원화채권시장에서 채권 수급 부담을 완전히 떨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미 가시화한 상태다. 중국 채권시장 개방 확대로 글로벌 금융투자회사가 주요 채권지수에 중국채권 편입을 추진하면서다. 올 초 3개 하위지수 중 하나인 씨티그룹의 아시아국채지수(AGBI)에서 한국 비중은 기존 54.4%에서 20%로 줄었고 아시아태평양국채지수(APGBI)에서도 같은 기간 37.6%에서 19.8%로 급감했다.
JP모건이나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씨티그룹 글로벌국채지수(WGBI)와 같은 메이저 채권지수 편입 또한 시간문제라는 진단이다. 정의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패시브 추종 자금이 가장 큰 3대 메이저 채권지수에 중국 로컬 채권시장이 아직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기적인 패시브 자금 수급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 경제의 위상과 채권시장 규모, 자본시장 개방 트렌드 등을 고려한 것으로 중국 로컬 채권시장이 3대 메이저 지수에 편입될 경우 장기적으로 약 2000억~4000억달러의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중국 국채시장이 약 5조6000억달러 규모임을 감안하면 이는 중국 국채시장 대비 4~7%에 육박한다. 현재 외국인 채권잔고에서 많게는 4배 금액이 추가 유입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 로컬 채권에 대한 투자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좋을까요.
▲중국 로컬 채권투자를 고려한다면 환 노출전략이 우위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원화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헤지 비용이 큰 만큼 동일 만기의 원화채권 대비 크게 못 미치는 성과를 거둘 수밖에 없어서다. 박민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호적인 투자환경에도 국내 투자자가 원화 또는 달러 베이스로 환헤지 후 중국채권에 투자한다면 기대수익률은 크게 낮아진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외환시장에서는 선물환율이 현물환율보다 높아 환헤지에 나설 경우 1년 기준 헤지비용이 246bp(1bp=0.01%p)에 이른다.
향후 패시브 자금유입과 중국 채권시장 팽창을 기대한다면 위안화 표시 채권 투자는 매력적인 투자 옵션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크레딧 채권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중국 회사채 AAA등급의 금리는 현재 4.5% 수준으로 AA등급의 경우 4.9% 정도다. 3년물 채권을 기준으로 상당한 캐리 수익이 기대되는 가운데 중국 기업이익도 최근 개선흐름을 보이고 있고 향후 중국 크레딧 채권의 신용위험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단, 신용평가에 있어 글로벌 스탠다드가 정착되기까진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현재 중국 신용평가사들이 평가하는 중국 로컬 채권의 90% 이상이 AA 등급 이상 채권이다. 글로벌 신평사들의 신용평가 기준과 중국 신평사들의 신용평가 기준 간의 간격이 좁혀질 필요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채권퉁, 투자 리스크 대비와 유의점은.
▲장밋빛 전망만을 갖고 섣불리 뛰어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거래 제도에 유의해야 한다. 기관이 아닌 개인투자자의 경우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중국 채권투자에 있어 신용위험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투자자가 아니라면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개인의 중국 회사채에 대한 투자는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중국 기업에 대한 중국 신평사들의 신용평가 신뢰도가 확보되기까진 중국 국공채, 또는 일부 대형 기업 회사채 투자 정도만이 유효해 보인다.
또한 해외자본이 중국 채권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여전하다는 점도 과제로 남는다. 위안화 환율 절하 우려도 채권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비교적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로 위안화 환율은 내년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물론 중국당국이 이를 감안해 헤지를 위한 파생상품 시장 활성화와 자금 유출입 관련 규제 완화, 위안화 환율 안정화 등의 조치를 추가적으로 강화한다면 단기에 대규모 해외 자본유입이 가능한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국채의 금리레벨 자체에 대해서는 외국인 투자자에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성장률과 물가 수준을 감안한 금리 분포도를 보면 중국 펀더멘털 대비 낮은 금리 수준을 보이고 있어서다. 한 증권사 리스크관리본부장은 “중국 투자에 대한 우려 중에 가장 큰 것은 환에 대한 통제다. 만일 중국에서 큰 환 변동 이슈가 생기면 위안화를 다른 통화로 바꾸기 어려워진다”며 “중국 자본시장이 당국으로부터 갑작스런 통제가 잦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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