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삼성 디자인 혁신의 핵심기지 ‘서울 R&D 캠퍼스’ 가보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디자인 경영' 의지 담겨
2017-07-19 18:17:02 2017-07-19 18:37:30
[뉴스토마토 왕해나기자] 정문을 들어서자 로비 대신 수천 권의 책이 빼곡히 꽂힌 도서관이 펼쳐졌다. 넓은 층계참에는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전략을 고민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반바지에 장발까지 개성 넘치는 옷차림의 디자이너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의 디자인동을 누비고 있었다. 19일 찾아간 삼성전자 ‘디자인 파워’의 근원지 서울 우면동 R&D 캠퍼스는 마치 대학 캠퍼스를 보는 듯한 아늑함이 묻어났다.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는 지난 2015년 11월 33만㎡(10만평), 건물 6개동 규모로 문을 열었다. 헬스장, 식당, 병원, 약국, 등 모든 시설을 담아 창의 활동에 몰두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디자인 전문가들을 포함한 약 5000명의 전문인력들이 전략을 수립하고,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을 기획한다.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 외관. 사진/삼성전자
 
대표적인 디자인·기술 융복합 제품인 무풍에어컨은 여기서 탄생했다. 이 제품은 출시 첫해 삼성전자 국내 스탠드형 에어컨 판매량의 70%, 전체 에어컨 판매량의 50%를 차지했다. 혁신적인 무풍 기능 외에도 유려한 조형미가 인기 비결이었다. 3개의 원형 바람문은 개기월식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졌으며, 바람세기에 따라 파장의 크기가 조절되는 빛이 은은하게 퍼지도록 했다. 송현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디자인그룹장(상무)은 “5년 동안 디자인부와 사업부가 서로 협업하고 싸우기도 하면서 시장에 없는 개념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캠퍼스 내 사운드랩. 사진/삼성전자
 
캠퍼스에서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음향도 디자인한다. 수많은 버튼의 음향 제어기기와 통유리 안에 놓여있는 각종 악기들. 녹음실을 연상케 하는 사운드랩(Sound Lab)은 제품을 켜거나 끌 때 나는 소리, 조작할 때 나는 소리 등에 삼성의 색을 입히는 ‘사운드 브랜딩’을 담당했다. 남명우 무선사업부 UX(사용자경험)혁신팀 디자이너는 “삼성 스마트폰의 브랜드 멜로디 ‘오버 더 호라이즌(Over the Horizon)부터 냉장고 알림음, 에어컨 전원음도 모두 여기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디자이너들이 직접 사용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가정 경험 실험실(Home Experience Lab)’도 눈에 띄었다. 이곳에는 거실, 주방, 침실 등의 실제 주택 공간(약 52평)에 다양한 가전제품이 설치돼 있었다. 디자이너들은 삼성 커넥트 애플리케이션으로 로봇청소기와 무풍에어컨을 제어하기도 하고 7개의 오븐으로 직접 음식을 만들기도 했다. 현재는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Bixby)’와 가전제품을 연동해 음성으로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방안을 개발 중이다.
 
익스페리언스 랩 모습. 사진/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구상한 ‘디자인 경영’의 결정체다. 이 회장은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하면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1996년을 ‘디자인 혁명의 해’로 선포하고 2001년에는 디자인경영센터를 CEO 직속으로 출범시켰다. 삼성 디자인 조직은 서울·샌프란시스코·런던·베이징·델리·도쿄·상파울루 등 전 세계 6곳에 거점을 두고 지역의 특성을 살린 디자인 컨셉을 발굴하고 있다.
  
이돈태 디자인경영센터 부센터장(전무)는 “삼성전자 디자인에는 ‘사용자에서 출발해 내일을 담아낸다’는 철학이 일관되게 담겨 있으며, 일상에서 의미 있는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모든 디자이너들의 미션”이라고 강조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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