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청와대 문건, '삼성재판 증거 제출' 적극 고려"
박 전 대통령·이 부회장·최순실에 결정타…작성자 특정이 관건
2017-07-16 17:14:46 2017-07-16 17:24:19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청와대가 최근 공개한 박근혜 정부시절 청와대 민정·정무수석실 작성 문건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뇌물재판’ 증거자료로 제출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 중이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업 승계를 사전에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삼성 뇌물재판’에서 증거로 채택될 경우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최순실씨에게 결정타가 될 수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16일 “청와대로부터 받은 문건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국정농단 사건 공소유지나 유죄 입증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는 적극적으로 제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14일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정무수석실이 작성한 문건 가운데 국정농단 사건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을 내용별로 추려보면 국민연금 의결권과 삼성 경영권 승계 지원,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사항, 국정 역사교과서 반대세력 대응방안, 세월호 대리기사 폭행사건 적극 대응 등이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 의결권 등 각종 현안에 대한 검토 자료는 2013년 3월부터 2015년 6월 사이에 작성된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발표에 따르면, 이 문건에는 ‘삼성 경영권 승계 국면 → 기회로 활용’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이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 삼성이 국가경제에 더 기여하는 방안 모색’ 등이 적혀 있다. 문건 중 이 부분은 2014년 8월 작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첫 독대를 하기 한달 전이다. 문건 작성 시기와 비교 해보면,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독대하기 약 1년 전부터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을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같은 날 문건 사본을 국정농단 사건 공소유지 중인 특검팀으로 보냈다. 특검팀에 넘어간 문건은 청와대가 발표한 300종 전부는 아니지만 그 양은 상당해 주말 내내 특검팀 ‘삼성뇌물사건’ 전담반이 증거 분석에 매달렸다.
 
이번 문건이 가지는 폭발력이 심상치 않은 이유는 또 있다. 특검팀과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구속영장 청구를 빠져나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 경영승계 지원 관련 문건과 블랙리스트 관련 문건 작성시기는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실에 비서관 또는 수석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다.
 
우 전 수석인 지난 4월17일 8가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지만 블랙리스트나 ‘삼성뇌물사건’ 등 국정농단 사건 주요 혐의 적용은 피했다. 그러나 이번 문건 발견으로 블랙리스트 등에 대한 재수사 또는 추가조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특검팀에서 검토가 끝나면 수사나 공소유지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검찰로 이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 전 수석에 대한 재수사 여부는 검찰의 의지에 달려 있다. 앞서 검찰은 특검팀이 구속영장 청구 혐의로 적시한 블랙리스트(직권남용) 혐의를 빼고 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했다. 조사 결과 명백한 입증이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이날 우 전 수석의 재조사 가능성에 대해서 “특검팀이 어떤 자료를 언제 이첩할지, 얼마나 이첩할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청와대 발견 문건이 상당한 폭발력을 가지고 있지만 ‘삼성뇌물재판’에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 녹녹치만은 않다. 문건이 대통령기록물인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언제 누가 작성했는지 아직까지 특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건이 있더라도 작성자 등이 특정되지 않으면 증거로 채택되기 어렵다. 특검팀도 문건을 분석하면서 작성자를 특정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오는 8월2일이 ‘삼성뇌물재판’ 결심공판으로, 8월 중·하순쯤 선고가 예정돼 있어 증거제출 시한도 촉박한 상황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4일 오후 춘추관에서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발견된 회의 문건과 검토자료 관련 브리핑을 했다. 박 대변인이 고 김영한 민정수석의 자필 메모로 보이는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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