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기자] 새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노사관계는 갈등으로 얼룩지며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임단협에 난항을 겪던 완성차 3사 노조를 비롯해 제조업 노조는 하계투쟁에 돌입할 준비를 마쳤다. 양대 노총은 장기 농성 중인 사업장의 노동 현안 개선과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정부와 재계를 동시에 압박하는 형국이다.
10일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오는 19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금속노조는 민주노총 산별 조직 중에서도 강성으로 분류되며, 조합원 수는 17만명에 달한다. 민주노총 조합원의 23%가량이 금속노조 소속이다. 금속노조가 총파업 투쟁에 나선 데는 올해 산별 중앙교섭과 완성차 3사 등의 임단협 난항이 컸다.
금속노조는 매년 제조업 사업자들로 구성된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와 산별 교섭을 진행했다. 올해는 금속산업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과 일터내 괴롭힘 방지를 핵심 요구안으로 정해 4월부터 교섭에 돌입했다.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 등 자동차 부품사들에서 금속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와 괴롭힘이 발생, 산별 노조가 보호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괴롭힘 방지를 요구한 것이다. 사용자 측은 검토 중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사용자 측이 400원(6.6%)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교섭이 결렬됐다. 85.7%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금속노조의 핵심인 완성차 3사의 노사관계도 난항이다. 기아차와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29일과 이달 6일 각각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한국GM노조는 7일 쟁의권을 확보, 파업 준비를 마쳤다.
금속노조는 이와는 별도로 원·하청 동반성장과 사내하청의 정규직 전환을 논의할 사회적 교섭을 현대·기아차에 요구했다. 또 통상임금 미지급금을 재원으로 출연, 5000억원 수준의 일자리 연대기금을 설립을 제안했다. 현대·기아차는 금속노조의 제안을 거절했다. 금속노조는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지난 5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회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완성차 3사의 경우 노사간 이견이 커 장기 표류가 예상된다. 완성차의 임단협이 끝나야 부품사의 교섭이 실질적으로 타결되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제조업종 노사관계는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장기 농성을 벌이고 있는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 하이텍알씨디코리아 등 7개 사업장의 노조는 원직 복직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길에서 16일 동안 노숙농성을 벌였다. 여론을 의식해 지난 6일 자진 철거, 정부서울청사 앞으로 농성장을 옮겼다.
LG유플러스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사는 이미 파업 사태를 겪는 등 사업장마다 진통에 시달리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5월 임금결정진도율은 10.4%로 전년 동월 대비 3.6%포인트 하락했다. 2015년 28.8%까지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1998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5월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노동계가 새 정부 출범 직후 정부와 재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요구사안 관철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동계에 우호적인 정부가 들어섰지만 일정부분 거리두기를 통해 정책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정부의 경제민주화 기조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재계에는 대립으로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일자리위원회와의 정책간담회에서 "한국노총은 대선 승리의 주역"이라며 그에 걸맞은 대우를 요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계도 일자리 창출에 적극 협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계의 양보가 필요하다"며 "노사가 일자리 창출에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투쟁을 지양해달라"고 말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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