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노동계가 재벌개혁을 요구하며 대선 후보들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다. 산업재해 발생시 해당 기업에 대한 엄중 처벌도 주장, 재계와의 대립 전선을 형성했다. 각 대선 후보 캠프를 압박하는 동시에 주요 도시에서 집회를 열어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여론전도 병행할 계획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싸늘해진 국민적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재계로서는 부담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11일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노동계는 12일 재벌개혁과 노동관련법 개정을 골자로 하는 투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핵심은 재벌 총수의 과다한 지배력을 축소시키고, 노동자가 죽거나 다칠 경우 기업주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재벌개혁 현안은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주도하고 있다. 금속노조에는 현대차·기아차·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3사의 지부가 있다. 유성기업과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 등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었던 부품사의 노조도 우군이다.
금속노조는 재벌 총수의 그룹 지배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순환출자를 금지해 재벌의 지배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한 현행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기존 순환출자까지 해소할 것을 주장한다. 자회사 지분 의무소유 비율을 상향 조정해 지주회사 요건도 강화하고, 공익법인의 의결권을 강화하는 내용 등이 담긴 재벌개혁안을 지난달 2일 대의원대회에서 통과시켰다. 금속노조는 재벌개혁을 위해 각 정당의 대선 캠프를 압박한다. 12일부터 27일까지 울산·부산·대구 등 주요 도시 7곳에서 집회도 열기로 했다.
민주노총과 시민단체는 사업장에서 중대 재해가 발생할 경우 기업주의 처벌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12일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대표 발의한다. 사업주가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아 근로자가 사망할 경우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 하청업체 근로자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원청사업주에까지 지우도록 했다. 민주노총과 시민단체는 13일 오전에는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각 대선 캠프 관계자들을 초청해 국민과 노동자의 안전에 대한 토론회를 연다.
재계 입장에선 노동계의 행보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최순실 게이트를 촉발시킨 정경유착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수감되는 등 초유의 상황이 펼쳐졌다. 재벌 총수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됐으며, 국민 여론도 극도로 악화됐다. 경제민주화를 꺼내든 야권 주자들 간 대선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노동계가 재벌개혁을 부추기자 반격에 나설 공간이 극도로 협소해졌다. 일단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조만간 각 대선 캠프에 재벌개혁과 노동분야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고용창출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기업 옥죄기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경총 관계자는 "노사가 힘을 합쳐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동계가 선거철을 이용해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한국노총은 25일까지 지지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한다. 조합원은 2016년 기준 95만4546명이다.
지난 2월21일 금속노조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벌개혁 입법안을 요구했다. 사진/금속노조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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