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5·9 조기대선을 33일 앞두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급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와 그간 독주체제를 이어온 ‘대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양자구도에서 안 후보가 승리하는 결과들이 다수 나와 사실상 ‘문재인 대세론’은 끝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렇지만 양자대결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문 후보와 안 후보 지지층의 기본 결집력에 큰 차이가 있다는 반론 역시 만만치 않다.
최근의 가상 양자대결만 보면 내일신문-디오피니언이 2일 조사해 3일 발표한 결과로는 안 후보가43.6%를 얻어 문 후보(36.4%)를 앞섰다. 쿠키뉴스-조원씨앤아이의 4일 발표(1~3일 조사)에서도 안 후보가 48.1%를 얻어 43.7%의 문 후보를 제쳤다.(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5일 서울신문과 YTN-엠브레인 발표(4일 조사)에서는 안 후보 47.0%와 문 후보 40.8%로 나타났다. 6일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발표한 결과(4~5일 조사) 역시 안 후보(50.7%)가 문 후보(42.7%)를 약 8%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문재인과 안철수의 양자구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여의도 정치권의 중론이다. 우선 대선을 전후한 보수진영 재편을 앞두고 주도권 다툼을 해야 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대선을 포기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여기에 안 후보가 구 새누리당 세력과 손잡는 것으로 인식될 경우 호남 민심의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호남에 반문재인 정서가 있겠지만, 그것이 반새누리당 정서보다 클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 될 것을 전제하고 (여론조사를) 발표하는 것은 실현가능하지 않은 구도”라며 “지금 이런 방식은 문재인-안철수 단독 구도를 만들어가는 것으로 보여 옳지 않다. 국민의 정당한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실제 리얼미터가 5일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MBN·매일경제 의뢰) 결과에서는 양자구도를 가상해도 문 후보(46.3%)가 안 후보(42.8%)를 여전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6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다른 조사기관들은 (별도의 설명 없이) 문재인 대 안철수, 문재인 대 비문 대결 구도로 질문했다”며 “리얼미터는 문재인과 심상정이 단일화하고 또 반대쪽에서는 안철수와 홍준표, 유승민이 단일화하는 설명을 한 뒤 양자대결을 질문했다”고 설명했다.
단일화 가능성도 현 시점에서 낮아 보인다. 리얼미터의 ‘비문후보’ 단일화 찬반 조사에서 반대가 54.1%로 과반을 넘었고, ‘매우 반대’라고 응답한 비율은 34.1%로 전체 응답 항목 중 가장 높았다.
여기에 5당 후보들이 경쟁하는 다자구도에서는 문 후보가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 38.4%, 안철수 후보 34.9%,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9.6%,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2.7%, 심상정 정의당 후보 2.1%를 나타냈다.
서울신문과 YTN 조사에서도 문재인 38.0%, 안철수 34.4%, 홍준표 10.4%, 심상정 3.6%, 유승민 2.1% 등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 조사 역시 문재인 41.3%, 안철수 34.5%, 홍준표 9.2%, 유승민 3.0%, 심상정 2.5%를 기록해 문 후보의 우위가 이어졌다.
그렇지만 안철수 후보의 상승세가 분명한 것은 사실이다. 민주당 경선흥행 이후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이 끌어 모은 민심을 문 후보가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안 후보에게 상당부분 이동한 것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는 안 지사의 지지층 63.1%, 이 시장의 지지층 30.3%가 안 후보에게 이동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의 본선 같은 경선이 너무 치열하게 진행돼, 그 과정에서 마음을 다치고 실망한 안희정, 이재명 두 후보를 지지하는 표심이 일종의 반발심리로 안철수 후보 쪽으로 이동한 것 같다”면서 “문재인 후보의 최대 급선무는 그런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고 자기 지지세력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지난 3월18일 오후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제4대 출범식에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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