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에어컨 제조사들이 이례적인 수요 확대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계절가전인 에어컨은 대표적인 '역시즌 제품'으로 가격적 메리트가 있는 비성수기(1~4월)에 수요가 몰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설명이 부족할 정도로 예년 대비 높은 판매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4일 LG전자에 따르면, 창원공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주말 없이 풀가동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1분기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며, 생산량 역시 40% 이상 증가했다"며 "이유가 파악이 안 될 정도로 이례적인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역시 수요 폭증의 원인을 찾지 못한 채 물량 조달에 애를 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13년 이후 에어컨 시장은 매년 예상 이상의 판매 성장을 보이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직원들이 2일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휘센 듀얼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사진/LG전자
폭증한 수요는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이 올 1~2월 판매실적 결과를 분석한 결과, 에어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 큐레이션 쇼핑사이트 G9도 1~3월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947% 급증했다는 결과를 내놨다. 오프라인 전자제품 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프라이스킹 역시 1~2월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5%, 162% 늘었다고 분석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일단 지난해 우리나라를 덮친 폭염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폭염 기간이 길었고, 이는 에어컨을 교체하려는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공기청정, 제습·가습 기능 등이 더해지며 에어컨이 사계절 제품으로 재탄생한 점도 수요를 유인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에어컨 생산라인 풀가동 시점을 보면 2015년은 5월 중순, 지난해는 2주 빠른 4월말, 올해는 지난해보다 1달 이상 앞당겨졌다는 점에서 계절성이 크게 희석됐다.
프리미엄 전략 역시 소비자들의 교체심리를 부추겼다는 평가다. 올해 주요 신제품들은 모두 인공지능(AI)에 초점이 맞춰졌다. LG전자는 '딥싱큐', 삼성전자는 무풍기능에 '스마트 쾌적 모드'를 더했고, 캐리어에어컨은 '인공지능 쾌적 맞춤바람', 대유위니아는 국내 최초 바람온도조절 등을 내세웠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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