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무릎 꿇은 G20…'보호무역 배격' 국제공조 깨져
프랑스 등 강력 반발 '무위'…회원국 '각자도생' 모색할듯…한국경제도 리스크 커져
2017-03-19 15:16:19 2017-03-19 15:16:19
[바덴바덴=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트럼프 정부 출범이후 세계 경제를 크게 위협할 요인으로 작용했던 보호무역주의 줄다리기에서 결국 미국이 승리했다.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입김이 커져 그동안 줄곧 외쳤 왔던 '보호무역 배격'에 대한 국제공조가 깨진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경제수장들은 공동선언문에 보호무역 철폐에 관한 내용을 담지 못했다. 한국을 비롯한 프랑스, 호주 등 주요 국가가 자유무역주의 강화를 주장했지만 미국의 파고를 넘기는 어려웠다.
 
이번 G20 공동 선언문에는 "우리는 경제 성장 추구에 있어 과도한 글로벌 불균형을 줄이고 포용성과 공정성을 증대시키며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의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기여도를 강화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신 그동안 공동선언문에 담겼던 '보호무역주의 배격'에 대한 문구는 담기지 못했다. 보호무역주의 배격은 1999년 G20 회의가 탄생한 이래 공동선언문에 단골로 등장하던 문구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빠졌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자유무역을 강조했으나 미국 측 반대가 거셌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고 있는 트럼프 정부의 영향력이 이번 선언문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과도한 글로벌 불균형'이라는 말도 등장했다. 선언문에는 "과도한 글로벌 불균형을 줄이고, 포용성과 공정성을 증대시키며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가 늘고 있고 중국, 일본, 독일 등은 무역수지 흑자를 내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과 일치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프랑스와 호주 등이 '보호주의 배격' 철회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도 자유무역의 지속 추구와 함께 무역의 혜택 배분에 대해 G20이 같이 고민할 것을 촉구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특성 때문에 수출 증가 없이 성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용인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반대의 강도가 나라마다 달랐다"며 "독일은 의장국이라는 이유로 많이 언급하지 않고, 중국은 굉장히 신중하게 접근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G20 공동선언문 작성에 대한 이견 조율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G20 재무장관들은 회의 첫날인 17일 업무만찬이 한두시간 늦어졌고, 마지막 날인 18일에도 예정된 시간을 초과해 공동선언문 조율 작업이 진행됐다.
 
이번 선언문에서 보호무역주의 철폐가 빠져 글로벌 공조가 약화되면 경제에 상당한 부분을 무역이 차지하고 있는 한국에 시름도 깊어질 전망이다.
 
이미 트럼프 정부는 중국 등이 자국 통화를 의도적으로 절하해 미국을 상대로 막대한 대미 무역 수지 흑자를 쌓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 대미 무역 수지 흑자국들에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등을 두고 압박하는 수위가 높아지면 한국도 이를 피해가기 어렵게 된다.
 
실제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200억달러 이상이며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으로 환율조작국 지정요건 3가지 중 2가지를 충족해 작년 관찰 대상국에 포함됐는데 내달 미국 재무부는 심층분석대상국(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담은 환율보고서를 발표한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문구 또한 빠졌다. 기후변화는 '사기'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미국이 이를 반대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환율과 관련해서는 "경쟁적 환율 절하를 지양하고 경쟁적 목적으로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 등 우리의 기존 환율 공약을 재확인한다"고 기존과 똑같이 유지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해 각국 대표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바덴바덴=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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