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재의 파면 결정 사흘째인 12일 오후 서울 삼성동 사저로 몸을 옮겼다. 당초 13일 오전쯤 청와대를 나올 것으로 예측됐지만,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사저가 정리된 이날 청와대를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15분쯤 청와대를 나와 전용차를 이용해 삼성동 사저로 이동했고, 7시 40분쯤 삼성동 사저에 도착했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로 들어오는 차안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화답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자리에는 전현직 참모들과 친박계 의원들이 참석해 박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민경욱 의원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제게 주어줬던 대통령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 하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 모든 결과들에 대해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기 전 한광옥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을 관저로 불러 작별인사를 나눴다. 외부에 있는 참모진은 오후 6시까지 들어올 것을 통보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파면이 결정된 직후 주변 참모들에게도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충격이 컸다는 것을 방증하지만, 그만큼 촛불 여론을 무시했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지 않았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울러 헌법재판소 결정 즉시 파면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은 곧바로 청와대를 나와야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사저 경호 문제와 여러 가지 준비 미흡으로 탄핵 인용 후 사흘만에 청와대를 나왔다. 이에 대해 야당은 대부분 탄핵이 인용될 것으로 전망한 상황에서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혹시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시간을 끌면서 검찰 수사를 대비해 증거를 인멸하거나, 대응 논리를 맞추기 위한 준비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정부부처에 문서폐기 엄금을 지시하라”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이날 박 전 대통령 사저에는 하루 종일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새벽부터 장판 교체 작업이 이뤄졌고, 경호원들은 경호를 위해 주변을 점검했다. 특히 실질적인 생활을 위해 전자제품을 실은 차량이 드나들었고, 인터넷과 케이블 설치를 위한 기사들이 다녀갔다. 박 전 대통령 사저는 1983년 건축됐고,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990년부터 2013년 2월 청와대로 들어오기 전까지 23년간 사저에 머물렀다.
12일 오후 서울 삼성동 사저에 도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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