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생존 앞에 아군-적군 따로없다
영원한 라이벌 삼성-LG 협력해 글로벌 파고 넘는다
2017-03-08 06:00:00 2017-03-08 06:00:00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삼성과 LG 등 국내 라이벌 전자업체 간 협력 구축을 위한 물밑 작업이 활발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전과 스마트폰 등 양사의 주력제품 시장이 포화상태에 치닫고 있는 가운데, 경쟁을 이어가면서도 양사간 장점을 활용한 협력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전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초 삼성과 LG 양사간 협력 관계는 삼성전자 모바일 D램 및 낸드플래시 등 소량 수준에 그쳤으며, 이 마저도 공식적으로 드러내기를 꺼려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양사간 확고히 형성된 경쟁구도와 함께 TV와 스마트폰, 가전에 이르기까지 잦은 신경전을 펼쳤던만큼 서로의 부품을 공급받지 않는 것은 일종의 원칙으로까지 여겨졌다. 하지만 상황은 바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수면 위로 떠오른 양사간 협력 방안은 TV용 디스플레이부터 모바일 배터리, TV 및 IT 제품용 오디오 등 전사에 걸쳐있다.
 
LG전자 톤플러스.사진/LG전자
 
 
가장 빠르게 가시화된 협력관계는 TV용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패널이다. 지난해 말 대만 홍하이그룹이 일본 샤프를 인수하면서, 샤프가 삼성전자에 공급 중이던 LCD 패널 공급 중단을 결정했다. 샤프가 삼성전자에 공급 중이던 패널은 40·60·60인치 사이즈로 400만~500만대 규모에 이른다. 갑작스런 물량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의 협력 관계를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입장에 처한 것.
 
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른 선택이었지만, 예상외로 양사 간 협력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사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양사 간 협력 논의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어 한 부회장은 지난달 20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호텔에서 열린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제품 크기와 사양 등을 협의할 것"이라며 "빠르면 하반기 경정될 것"이라고 구체적 시기를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 양사는 제품의 종류와 규모, 기술방식 전환 여부 등 구체적 협력안을 논의 중인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가격, 물량, 양사간 다른 기술방식 등 여러 요인에 대한 긴밀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정부 주도 아래 부품공용화를 추진한적 있지만 그때도 양사간 협력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었다"며 "예전 같았으면 이같은 협력설이 돌았을때 부정했을테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LG화학 모바일 배터리 채용 검토도 양사간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한다. 특히 이번 협력관계에는 삼성전자의 절박함이 묻어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달리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불거진 갤럭시노트7 발화논란 이후 차기작들에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배터리 공급업체 다양화에 나섰으며, 이중 유력한 후보군으로 LG화학을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협력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협력 여부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지만, 앞서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 조사결과 삼성SDI와 중국 ATL 모두 일부 불량이 확인된만큼 LG화학 배터리 채택 가능성이 힘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단 오는 29일 미국 뉴욕, 영국 런던에서 언팩행사를 갖고 본격 출격을 앞두고 있는 갤럭시S8에는 삼성SDI와 ATL 등 기존 공급사에 더해 소니에서 배터리를 공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소니가 새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됨에 따라 향후 LG화학 배터리 채용 역시 충분히 가능성이 열려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 협의가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좋은 제품을 위해 업체와 상관없이 경쟁력있는 부품을 채용한다는 열린 원칙은 확고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경우 연초 삼성전자로의 인수합병(M&A)가 최종 결정된 하만과의 오디오 부문 협력관계를 지속 이어간다. 앞서 LG전자는 하만의 브랜드 중 하나인 하만카돈, JBL 등과 TV를 비롯해 블루투스 헤드셋 톤플러스, 사운드바 등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 이번에 하만이 삼성전자의 가족이 되면서 LG전자와의 협력관계 변화에 업계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LG전자는 기존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하만 역시 삼성전자와의 M&A와 관계없이 기존 사업을 독자적으로 영위하기로 한 상황이다. 사실상 삼성전자와의 협력선이 구축된 것이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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