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미래전략실 해체로 삼성전자의 역할 확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각 사별 자율경영체제 전환이 쇄신안의 핵심이지만, 계열사들의 실적을 좌우할 그룹 핵심사업 대부분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변화 속도와 방향이 중요한 길잡이라는 분석이다.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그룹 서초사옥에서 이사업체 관계자가 지난달 28일 해체된 삼성 미래전략실 비품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첫 사장 인사와 조직개편 역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지난달 28일 미래전략실 해체 발표 직후 삼성SDI는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반도체총괄 메모리사업부장을 선임했다. 이어 이달 2일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직속 글로벌품질혁신실을 신설하고 김종호 삼성중공업 생산부문장 사장을 실장으로 임명했다.
미래전략실이 아닌 각 사의 이름으로 단행된 첫 인사들이었다. 삼성SDI 대표이사 교체의 경우 지난해 말 불거진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 이번 자율경영체제 전환과 별개로 이미 예고된 인사였다는 평가다. 주목할 점은 전 사장이 삼성전자에서 이동했다는 것으로, 삼성전자의 사전 재가 없이는 불가능했다. 김 사장의 이동 역시 삼성중공업에 대한 삼성전자의 입김 없이는 어려웠다. 글로벌품직혁신실을 신설, 갤럭시노트7 사태 극복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모두 핵심 연결고리는 삼성전자였다.
향후 삼성전자의 자율경영체제 속도에도 계열사들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전자 계열사들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인수합병(M&A)과 시설투자 등의 행보는 금융, 바이오 등 다른 영역의 계열사들에게 지침표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과거 미래전략실 소속 한 관계자는 "삼성은 통상 전자와 후자로 나뉜다고들 하는데, 그 구분이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계도 있다. 삼성전자 직함을 쥐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오는 9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어 핵심 자원들의 역량을 법정다툼에 투입할 수밖에 없다. 이건희 회장에 이어 이 부회장까지 빠진 공백을 메울 적임자도 눈에 띄질 않는다. 권오현 부회장이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사업을 책임진다지만, 전문경영인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사와 조직개편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몰라 다들 현상유지에 급급한 상황"이라며 "예정돼 있지 않은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기에도 여러 부담이 뒤따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24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요 안건은 지난해 재무제표와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두 건으로, 당초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과 글로벌 기업 출신 사외이사 선임 등 안건은 보류됐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