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베타 상장지수펀드(ETF)가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산운용업계에도 상품 출시 바람이 불고 있다. 2015년 하반기 첫 출시 이후 업체마다 라인업을 확대하며 마케팅에도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다만 거래량이 여전히 미미한 데다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거품 지적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스마트베타 ETF는 총 16종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3개), 삼성자산운용(2개), 한국투자신탁운용(3개), 한화자산운용(6개)이 각각 상품 라인업을 늘려간 가운데 최근 KB자산운용도 스마트베타 ETF 2종을 출시하며 경쟁에 합류했다.
스마트베타는 과거 퀀트전략을 사용하는 헤지펀드나 일부 뮤추얼펀드에서 활용된 용어다. 계량화할 수 있는 자료를 이용해 일련의 매매규칙을 만들고 이를 기계적으로 따르는 전략인 퀀트전략과도 비슷하다. 그러나 퀀트전략이 가미된 헤지펀드는 높은 보수를 부담해야 하는 데다 소액투자가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스마트베타 ETF는 소액투자가 가능하고 비용부담도 적다. 매일 편입종목이 공개돼 매니저의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될 여지도 상대적으로 적어 운용과정도 투명한 편이다. 인덱스펀드처럼 낮은 비용으로 액티브 펀드와 같은 적극적인 수익 추구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미국에서 보여준 뜨거운 열기는 대표적인 예다. 지난 2015년 한 해 34개 운용사가 156개 상품을 출시, 전체 ETF 신규상품의 절반(57.1%)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기존 ETF 시장 강자인 블랙록과 뱅가드, 골드만삭스, 프랭클린템플턴 등이 속속 신규 상품을 내놓고 인기몰이를 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전체 ETF 시장(2356억달러)의 약 3분의1이 스마트베타 ETF(719억원)로 비중은 계속 상승 추세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신상품이 늘면서 연기금의 참여도 늘고 있다. 지난해 사학연금 등 일부 연기금들이 스마트베타 ETF 투자를 개시했고 국민연금은 최근 자체 스마트베타 전략을 짠 데 이어 스마트베타 ETF 투자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스마트베타 ETF에 대한 장밋빛 환상으로 시장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모든 스마트베타 ETF가 기대만큼 우수한 성과를 보이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가 집계한 결과를 보면 국내 상장된 16개 스마트베타 ETF 가운데 14개(2개 KB운용 ETF 운용기간 3개월 미만)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9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평균(4.51%)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익률로 이 중 5개 ETF는 마이너스 성과를 기록 중이다.
투자성과도 상품별로 뚜렷하게 갈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KINDEX밸류대형증권ETF(8.07%),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200가치저변동증권ETF(7.51%)가 3개월 동안 7~8%대 우수한 성과를 보인 반면 한화자산운용의 한화ARIRANG스마트베타Momentum증권ETF는 5.87% 손실을 안겼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베타 ETF가 업계 화두인 것은 맞다. 현재도 지속적으로 큰 인기를 끌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다만 작년에는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스마트베타 ETF 상품 수익률이 부진했다. 과거 수익률이 미래를 보장할 수는 없기에 룰 기반의 전략만으로 안정적으로 돈 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스마트베타 ETF가 성과측면에서 반드시 스마트하다고 볼 수는 없다. 국내 스마트베타 ETF 시장이 여전히 초기단계인 것도 사실"이라며 "그런 만큼 시장 성장을 위해 자산운용사들이 경쟁력 있는 상품을 더 개발해야 함은 물론 투자자의 효율적인 활용을 도울 수 있는 전문 자산관리 서비스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기관투자자들도 각자의 효율적인 자산배분을 위해 스마트베타 ETF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역발상 투자가 비교적 좋은 성과를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부진했던 스마트베타 ETF가 올해는 다시 좋은 수익률을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은 IT업종, 한국은 삼성전자가 대장주로 나서면서 스마트베타 ETF와 같은 룰 기반의 전략은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스마트베타 ETF 중 일부 배당추종형, 가치추종형 등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준 만큼 연기금이나 기관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베타 상장지수펀드(ETF)가 각광을 받으며 국내 자산운용업계에도 상품 출시 바람이 불고 있다. 2015년 하반기 첫 출시 이후 저마다 라인업을 확대하며 마케팅에도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다만 거래량이 여전히 미미한데다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거품 지적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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