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피해자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할 뜻을 밝히면서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리스트 작성을 지시했다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를 관리해온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조윤선 문체부장관의 소환 조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특별검사보)은 30일 브리핑에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관련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지만 조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날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김종덕 전 문체부장관에 대해서도 “현재 참고인이지만 원론적으로 말하면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될 가능성이 당연히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김 전 실장 주도로 작성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예술인들을 관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리스트는 김 전 장관 후임인 조 장관에게까지 넘겨져 관련 문화예술인들을 조직적인 감시도구로 이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차은택(47·구속기소)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은사로 차 전 단장이 비선실세인 최순실47·구속기소)씨를 통해 박 대통령에게 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대가로 김 전 장관은 차 전 단장의 각종 이권개입을 묵인했다는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5일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차 전 단장 뒤에 최씨가 있는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대변인은 “체육계리스트는 현재 구체적으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검은 한국노총이 전날 '청년희망재단'의 설립과 모금과정이 미르재단 또는 K스포츠재단과 유사하다며 박 대통령과 최씨 차씨를 비롯해 삼성 등 13개 대기업 총수를 고발한 사항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 대변인은 “‘청년희망재단’ 고발 역시 특검 수사사항”이라며 “수사 중 관련 부분이 인지되면 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청년희망재단은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5년 설립됐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직접 재단설립을 제안하고 1호로 펀드에 가입하기도 했다. 한국노총은 고발장에서 “청년희망재단이 설립되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 지시로 삼성 등 재벌들이 620억원을 지원했고, 이것은 포괄적 대가성을 바란 뇌물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특검은 최씨가 박 대통령의 옷값과 진료비 등을 대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검토 중이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박 대통령과 최씨는 직접 뇌물공여수수의 공범이 된다. 이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단정할 수 없지만 추후 검토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개혁보수신당 황영철 의원은 최근 차움병원에서 제출받은 영수증을 근거로 최씨가 2013년 9월2일 박 대통령의 혈액검사 비용 29만 6천660원)을 대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국조특위 청문회에서는 최씨 측근 고영태씨가 자신이 100벌에 가까운 옷과 30∼40개의 가방 등 약 4천500만원어치를 만들어 최씨를 통해 박 대통령에게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해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지난해 1월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 회의실에서 김기춘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 조윤선 당시 정무수석과 논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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