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조윤선 전격 압수수색…특검, '직권남용' 본격수사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부당징계 등 인사 전횡 혐의
2016-12-26 17:54:46 2016-12-26 17:54:46
[뉴스토마토 최기철·정해훈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김기춘(77) 전 대통령 비서실장 자택과 조윤선(50) 문화체육부 장관의 집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김 전 실장의 자택과 세종시에 있는 조 장관 집무실 등에 파견검사와 특별수사관 등을 보내 PC하드디스크와 관련 서류 등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전·현직 문화체육부관광부 관계자 등의 사무실과 주거지도 포함됐다. 특검 수사관 등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60·구속기소)를 등에 업고 ‘문화계 황태자’로 행세해 온 차은택(47·구속기소)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사업에 관계된 콘텐츠정책국 사무실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해 온 직권남용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앞서 문화연대와 예술인소셜유니온, 서울연극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12개 문화단체는 지난 12일 김 전 실장과 조 장관, 송광용(63) 전 교육문화수석, 서병수(64) 부산광역시장, 모철민(58) 전 교육문화수석, 정관주(52) 전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 등 9명을 직권남용·강요·업무방해 등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문화연대 등은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수첩을 근거로 “김 전 실장이 2014년 10월2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문화예술계의 좌파 각종 책동에 투쟁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고, 조 장관이 이 지시를 받아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 관리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세월오월'을 그린 홍성담 작가를 사찰하고, 광주비엔날레에 개입한 혐의를 아울러 받고 있다.
 
김 전 실장은 지난 2014년 10월 당시 김희범 문체부 1차관에게 1급 공무원 6명의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하고, 법무부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장경욱 변호사에 대한 부당한 징계를 지시 한 의혹 등으로도 고발됐다.
 
특검은 김 전 실장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혐의 외에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김 전 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 측근으로 ‘왕실장’으로 막후 세력으로 군림해왔다. 때문에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함께 최씨의 국정농단을 묵인하거나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실장은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뒤 “최씨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지난 7일 열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거짓말로 드러났다. 조 장관 역시 최씨의 하수인 노릇을 하며 권력을 전횡한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의 비리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이날 확보한 압수물을 정밀 분석한 뒤 김 전 실장과 조 장관, 문체부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특검은 넥슨과의 ‘강남 땅 거래 특혜’ 등 우 전 수석의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해 온 ‘윤갑근 특별수사팀’으로부터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에도 본격 착수했다. 윤갑근 특별수사팀은 김수남 검찰총장의 지시로 지난 8월23일 꾸려졌으나 126일만에 아무런 성과 없이 이날 해체됐다.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자택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정해훈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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