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올해 중소·중견 생활가전업계의 키워드는 '성장통'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 속에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온 '스타' 중소업체들은 단일 히트상품의 한계에 부딪혔고, 중견 업체들 역시 대기업들의 아성과 글로벌 시장의 높은 장벽을 절감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렌탈시장은 니켈·이물질 검출 파동으로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는 이후다. 특히 최근 들어 정국 불안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올해보다 경영환경을 낙관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소비자원과 국내 정수기 업체 10곳이 지난 15일 서울시 마포구 전자회관에서 정례협의체 발족식을 가졌다.사진/한국소비자원
중견 강호들의 승부수…성과는 미진
중견 생활가전 업체들은 종합가전업체로의 변신을 위한 발판 다지기에 집중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견기업들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기술역량을 키울 자금 마련이 시급했다. 동부대우전자는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7월1일 유상증자를 통해 총 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대유위니아는 7월14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 439억원 규모의 상장 공모자금을 확보하며 신제품 개발의 숨통을 틔웠다. 다만 양사의 노력은 아직 유의미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에 그칠 전망이며, 대유위니아는 전년보다 후퇴한 경영실적에 머물 것이 확실시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경영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당분간 성과보다 내실 다지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업체'들도 침묵…단일상품의 한계
휴롬, 한경희생활과학, 리큅, 바디프랜드, 쿠쿠전자 등은 한때 단일 히트상품으로 생활가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미투제품(베끼기 제품)'의 등장과 내수 침체로 현재 생존 기로에 놓였다. 실적도 동반부진에 빠졌다. 생존을 위해서는 신제품 개발과 글로벌 시장 공략 등 다변화가 필연과제로 떠올랐다. 다만 성과가 나오기까지 기다림은 불가피하다. 먼저 대표적인 수출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은 각 지역(성)마다 인증제도 등 규제사항이 다른 데다, '콴시(관계)를 중시하는 현지 문화 특성으로 중소기업들이 안착하기 쉽지 않다. 신제품 개발 역시 연구개발 인력 및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까닭에 자본이 넉넉하지 않은 중소기업들에게는 애로다. 휴롬은 원액기와 주스카페인 휴롬팜을 통해 중국시장을 계속 두드리는 한편, 지난 14일 원액기 이외 첫 신제품인 '티마스터'를 내놓고 티(茶) 시장으로 발을 뻗었다. 스팀다리미, 스팀청소기로 일약 스타가 된 한경희생활과학은 올해 아이디어 조리도구 '가위칼'에, 식품건조기로 유명한 리큅은 블렌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안마의자 1위 바디프랜드와 밥솥 1위 쿠쿠전자는 정수기와 메트리스 등 렌탈시장에 뛰어들었다.
렌탈시장도 '품질' 논란에 진통
그마나 중소 생활가전 시장에서 안정적이던 렌탈 시장 역시 올해 안전성 논란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절대강자 코웨이는 얼음정수기에서 니켈이 검출됐고, 청호나이스 역시 '콧물정수기' 논란을 빚으며 정수기 시장 사상 초유의 위기를 불러왔다. 이와 함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현재진행형으로, 가습기 및 제습기, 공기청정기 업체들 역시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다. 이 같은 품질 논란은 시장점유율 확대, 수익성 강화 등 양적 성장과 다른, 질적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성장통'의 일환으로 평가 받는다. 렌탈 계정수 늘리기와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 등 외연 확대 경쟁에 몰입하던 업체들은 이번 논란을 기점으로 제품과 서비스 질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및 고객서비스 등 질적향상과 고객신뢰 제고가 핵심 키워드로 급부상했다"고 말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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