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변방의 장수'에서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르면서 '이재명의 사람들'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정가에서는 과연 누가 이 시장의 부상과 돌풍을 설계했는지 흥미롭게 주시하고 있다. 특히 당내 경쟁자이자 '준비된 대통령'을 내세우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서 어떤 조직을 꾸릴 것인지 주목된다.
이재명 시장은 지난 9월 대권 도전의지를 표명한 후 10월 중순부터 줄곧 '박근혜 대통령 퇴진-대통령 구속-황교안 국무총리 퇴진-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재벌 해체'라는 일관되고 분명한 메세지를 던지며 탄핵정국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이에 그의 메세지를 기획하고 정책을 제시하는 조력자 그룹도 주목의 대상이 됐다. 이 시장은 최근 인터뷰와 강연 등을 통해 "정책과 아이디어를 혼자 연구하는 것은 아니지 않겠느냐"며 "정책팀이 오래 전부터 가동 중이지만 공개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 측 관계자들 역시 "이 시장을 정무적으로 돕는 비서실 인원은 3~4명 남짓에 불과하지만 이 시장이 종종 만나며 조언을 듣고 정책 방향을 구상하는 전문가들은 있다"며 "이들은 이 시장이 성남시장으로서 보인 행보와 앞으로의 방향에 공감해 자발적으로 돕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시장이 기초 자치단체장이라 운신의 폭이 제한되는 면도 있고, 스스로 공개적인 어떤 조직을 둬서 세를 불리는 것을 조심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먼저 이 시장을 돕는 학계 인사로 이한주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와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 정승일 사회민주주의센터 공동대표 등이 있다.
이한주 교수는 이 시장 측의 정책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성남시가 시행한 청년배당 정책의 이론적 토대가 된 기본소득 전문가다. 그는 지난해 10월 이 시장과 함께 다니엘 라벤토스(기본소득스페인네트워크 대표)의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를 공동 번역하기도 했다. 강남훈 교수는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장을 맡아 정부의 기본소득 지급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정승일 박사는 사회민주주의센터와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등에서 활동하며 이 시장에게 정책적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의원 중에는 민주당 소속의 제윤경, 정성호, 김영진 의원 등이 조력자로 분류된다.
제윤경 의원(비례대표)은 2015년 8월 장기 연체자들의 채무를 탕감해주는 '주빌리은행' 출범을 주도했다. 이 시장은 주빌리은행 출범 전부터 성남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빚 탕감 프로젝트를 추진해 제 의원과 정책적 공감대가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 시장은 공동 은행장, 제 의원은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제 의원은 지난해 6월 이 시장이 지방재정개편 저지를 위한 광화문 단식투쟁에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위로 방문을 하기도 했다. 제 의원은 지난 3일 이재명 시장 캠프에 대변인 역할로 합류할 뜻을 밝혔다.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이 시장 캠프에 합류하기로 한 것은 제 의원이 처음이다
정성호 의원(경기양주)은 사시 28회 동기로, 이 시장이 흉금을 터넣고 지내는 동료로 알려져 있다. 김영진 의원(경기수원병)은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 이 시장의 대학 4년 후배다. 이 시장 측 인사는 "김 의원은 이 시장이 아끼는 후배 중 한명"이라고 설명했다.
외곽조직으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의 팬클럽 손가력혁명군이 있다. 손가락혁명군은 SNS상에서 '네거티브에는 포지티브로 대응하자'는 방침으로 운영되며 페이스북과 트위터, 네이버 밴드 등을 통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이 시장의 지역 민심탐방과 강연회 등을 동행하며 지지층 결집에 앞장서고 있다. 손가락혁명군은 이달 중순 광주광역시에서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선다.
아울러 이 시장은 이른 시일 안에 그와 뜻을 함께 인사들을 모아 정책포럼 '시대교체(가칭)'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 시장은 포럼을 통해 공정경제와 재벌개혁, 복지행정, 대북정책 등 주요 의제를 정책적으로 구체화할 계획이며, 기존 싱크탱크가 아닌 '액트(Act)탱크'를 지향할 방침이다. 또 국민들이 직접 정책과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이를 공약화 할 수 있는 정책제안 사이트도 개설해 국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시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간담회에서 액트탱크를 언급하며 "명백히 드러난 불공정, 불합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기발한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아니라 우리가 합의한 질서를 가지고 법과 원칙을 강화하면 될 일"이라며 "결국 싱크가 아니라 액트의 문제며, 싱크탱크가 아니라 액트탱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11일 이재명 성남시장이 군산 민심을 탐방했다. 이재명 시장의 SNS 팬클럽인 '손가락혁명군'은 군산 일정을 동행하며 이 시장 알리기에 나섰다. 사진/손가락혁명군 홈페이지 캡처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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