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가 1년 만에 인상된 가운데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번 달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12월 금통위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전원일치로 결정됐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0.25%포인트)한데 더해 예상보다 빠른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를 드러내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시장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민간부문의 외화유동성 사정이 풍부하고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도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며 "당장 급격한 외화유출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현재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이번에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 점도표에서 당초 2회 정도로 예상됐던 내년도 금리인상 수준이 3회로 늘어난 점을 '유의해야 할 대외리스크'로 꼽았다. 내년 초 등장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신행정부의 경제정책기조도 유념해야 할 대외리스크로 언급됐다.
이 총재는 이 같은 대외리스크 고조와 국내 정치불안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을 예로 들며 "최근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 등으로 향후 성장경로의 하방위험이 다소 증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지난 달 통화정책방향문 결정문의 "최근 대내외 여건의 변화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는 표현과 비교하면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전체 상방리스크와 하방리스크의 무게를 재보면 하방리스크가 커 보이기는 한데 또 한 달 사이의 흐름을 지켜보고 1월에 성장전망치를 다시 한 번 제시해볼 계획으로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경제전망에서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2.8%로 제시한 바 있다.
내년 경기의 하방 위험에 대한 인식수준은 정부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미국 신정부의 정책기조 변화, 금리인상 속도, 유로존 불안 등 대외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국내적 요인에 의한 소비, 투자 심리 위축 등 하방위험 확대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일반적으로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는 정치적 중립성 시비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정부가 재정역할에 적극 나서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경제통인 정치권 고위관계자는 "원래 대선이 있을 때는 정부가 움직이기 쉽지 않다. 추경을 하려고 해도 야당이 '여당 도와주냐'는 식으로 나오기 때문이라 내년도 성장률에서 정부 기여도는 국회에서 처리된 예산안 수준 정도에 국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 6일 '대내외 여건 변화가 국내 소비자물가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필요시 경기 하방압력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하며 기준금리 인하 등을 통한 한은의 경기부양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이 같은 외부의 지적에 대해 "기준금리를 운용할 때는 거시경제상황, 실물경제의 흐름도 보지만 금융안정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추가 확대할 때 가계부채 증가라든지 외국인 자본 유출 가능성 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렇게 높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대단히 높은 상황에서는 금융안정에 한층 유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상당히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개최된 금융통화위원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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