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최순실 늪 속에 미 금리 누르기
자본이탈, 저유가로 신흥시장 충격…원화 약세는 수출에 긍정적
2016-12-15 16:29:12 2016-12-15 16:32:49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국내와 해외 시장의 온도차가 심하다. 국내는 ‘최순실 사태’에 따른 국정 혼란 속 내수 침체로 성장 부진을 겪고 있는 반면,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은 경기 회복을 진단하고 양적완화를 마무리할 출구전략을 서두르고 있다. 불확실성 증대로 안팎의 악재를 만난 재계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몰렸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4일(현지시각) 1년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방기금(FF) 금리유도 목표를 0.50~0.75%로 조정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도 내년 4월부터는 자산매입규모를 축소하기로 해 테이퍼링에 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선진국 시장이 본격적인 긴축에 들어가면서 신흥국 시장의 자본 이탈에 대한 우려가 짙다. 신흥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에 악재다. 재계 관계자는 “미 금리 인상은 사업 환경에 복합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원자재 가격 변동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는 강세를 띨 전망이다. 이는 통상 국제유가에 하방 압력을 주는 요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008년 이후 8년 만에 감산에 합의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그렸지만 저항선이 생기게 됐다. 삼성의 경우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조선, 플랜트 계열사들이 저유가로 인한 해외 수주 부진으로 경영난이 장기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쉐브론으로부터 19억달러 규모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의 계약 해지통보를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저유가로 프로젝트의 경제성이 떨어진 탓이다. 다만, 미 금리인상이 사전에 예상돼 신흥국에 미칠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정유 및 석유화학 업종은 저유가의 도움을 받고 있다.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정유 4사와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석유화학 기업들은 대부분 저유가 상황에서 원료값과 제품 사이 마진이 확대되며 호실적을 거뒀다. 중동산 두바이유 기준, 연초 2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원유 가격은 최근 50달러대까지 올라 와 정유사들의 재고평가 이익을 더했다. 유가가 60달러선 아래인 현 상황에선 국내 화학설비도 미국, 중동 등의 셰일가스 기반 신규 설비들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그러나 저유가 속 기를 못 펴고 있다. 미국 시장에 폭넓게 진출한 국내 한화, OCI 등은 화석연료 개발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미 트럼프 정부의 리스크도 부각되는 형편이다. 여기에 태양광 부품가격은 달러 강세, 수요 둔화 등으로 최근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폴리실리콘의 경우 반짝 올랐는데 중국이 한국산 수입을 제한하는 경제보복이 심해졌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태양광에도 사드 영향이 뻗쳐 국내 기업만 웃지 못할 상황이다. 과격한 보호무역주의 트럼프 정부가 전처럼 중국산 덤핑 제품에 제재를 가한다면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거둘 가능성은 있다.
 
달러 대비 원화 약세는 수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환율은 1170~1180원대까지 올라 있다. 미 금리 인상 발표 직후 추가 오름세도 나타났다. 지난 3분기 말에는 1100원선이 무너져 전자, 자동차 기업들이 큰 손해를 봤었다. 삼성전자는 3분기 7000억원의 환손실을 봤다. 현대차도 실적 부진에 환율 영향이 컸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다. 4분기엔 그 반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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