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전장사업 어디까지 왔나
진입장벽 높아 전자업체 시장 안착까지 시간 필요
2016-11-02 11:26:36 2016-11-02 15:08:52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스마트폰이 총체적 부진에 빠진 가운데, 전세계 전자업계의 시선이 전장부품으로 쏠리고 있다. 국내 전자업체 가운데 LG전자는 일찌감치 전장부품 사업에 뛰어들었고, 삼성전자 역시 인수합병(M&A)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만 진입장벽이 높은 전장부품 사업의 특징상 국내 주요 전자업체들이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가야할 길은 멀어 보인다.
 
전장부품은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기전자 부품을 말한다. 최근 전기차와 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들의 상용화가 가시화됨에 따라 기존 자동차 부품업체 뿐만 아니라 전자·IT업체들에게도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세계 전장부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2390억달러(한화 약 273조원)에서 2020년 3033억달러(346조원)로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이같은 시장에 주목, 지난해 전장사업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시장 진출 모색에 나섰다. 현대모비스 등 기존 자동차 부품업체들을 비롯해 전자업계 경쟁업체인 LG전자에 대비해서도 다소 늦은 감이 있는만큼, 삼성전자가 꺼내든 카드는 인수합병(M&A)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부품사업은 품질과 안정성을 이유로 납품 경력이 없는 업체에 대한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삼성전자가 선도업체들과의 격차를 줄이고 원할한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납품 경력이 있는 부품업체를 M&A하는 것이 유일한 전략으로 꼽히는 이유다.
 
문제는 이같은 M&A 전략 역시 쉽지만은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자동차 부품 자회사인 마그네티 마렐리를 인수하기 위해 FCA와 협상 나선 상황이지만, 양사간 입장차가 커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결렬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사고 싶은 사업과 FCA가 팔고 싶은 사업, 즉 M&A 대상에서 양사간 입장차가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호기롭게 전장부품 진출을 알린 뒤 일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중국 BYD에 대한 30억위안 규모 지분투자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이렇다 할 행보나 성과를 내지 못하는 초조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마크네티 마렐리 M&A가 수포로 돌아갈 경우 규모가 더 큰 전장부품 업체 인수에 나서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지만, 그만큼 시간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마그네티 마렐리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 순위에서 매출(지난해 73억유로) 규모로 30위권 업체로 평가된다. 
 
지난달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한국전자전에 전시된 쉐보레 볼트EV.사진/뉴시스
 
LG전자의 경우 발빠르게 전장부품 사업에 진입,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LG CNS의 자회사 V-ENS 인수를 통해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를 본격 가동했으며, V-ENS는 LG CNS가 2004년 설립한 자동차설계전문 엔지니어링 업체로, 현재 LG전자 VC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이우종 사장이 대우차에서 LG CNS로 넘어온 직후 직접 설립을 주도한 회사이기도 하다. VC사업본부는 지난해 1분기 매출액 3826억원에서 올 3분기 6396억원으로 꾸준한 매출 증대를 달성하고 있다. 4분기에는 제너럴모터스(GM)의 최초 전기차 '볼트(Bolt)'에 핵심부품 11개(구동모터, 배터리팩, 인버터, 공조, 인포테인 등)를 공급할 예정이며, 최근 일본 도요타와 텔레매틱스 공급계약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익성 개선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않다. 먼저 수익성 측면에서 VC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97억원)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아직 경영내실을 다지고 외연을 확대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최근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의 대규모 적자 속에 VC사업본부 수익성 가시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쏠리고 있어 부담은 커지고 있다.
 
추후 고객사 확대는 더욱 중요한 과제다. 자동차 부품 시장의 보수적 분위기를 고려할 때 현재 GM 이후 신규 고객사 확보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를 비롯 다른 경쟁업체들이 공격적 M&A를 통해 고객선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기존 부품업체 인수에 성공할 경우, 경쟁구도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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