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외국 기업에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공시 뒤에 발생한 악재를 고의로 늦게 공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한미약품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은 지난 13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 패스트트랙으로 넘긴 한미약품에 대한 수사의뢰를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고 16일 밝혔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지난 9월28일 미국 제약사인 제넨텍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다음날인 29일 4시30분에 공시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7시6분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페암 신약 올무티닙에 대한 계약해지를 통보받고도 고의로 늦게 공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시규정상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해지 사실은 다음날인 30일 오후 6시까지 공시하면 된다. 그러나 제넨텍과의 기술수출 계약 공시로 주가가 폭증한 상태였기 때문에 계약해지 사실을 즉시 알려야 했으나 장 개장시간인 30일 오전 9시로부터 29분이 지나 공시했다. 결국 장 개장시부터 공시한 사이의 주식거래에서 그만큼의 이익을 봤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분석이다.
게다가 증권가에서는 한미약품이 계약해지사실을 통보받았다고 주장하는 시간보다 앞선 9월29일 오전 6시53분쯤부터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파기 정보가 SNS를 통해 유포됐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이에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은 지난 4일 한미약품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현장조사와 함께 관계자들의 휴대전화 등 관련 증거물들을 압수했다.
한미약품에 대한 비슷한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7월28일 베링거인겔하임과 7억3000만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1% 감소했다는 내용을 공시해 이날 주가가 18% 정도 떨어졌다.
검찰은 일단 한미약품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며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이 넘긴 조사사항을 검토한 뒤 이번 주 중 참고인 조사 등 한미약품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의 올무티닙 기술수출 취소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이관순 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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