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양심선언…'불법채권추심'으로 도레이케미칼 검찰 고소
2016-06-16 15:48:11 2016-06-16 20:16:48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일본계 기업인 도레이케미칼로부터 이면합의를 통한 차입금 상환에 시달리던 중소기업이 도레이케미칼을 '불법채권추심'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도레이케미칼의 불법채권 추심에 시달린 중소기업 A사는 지난 14일 도레이케미칼 전·현직 대표와 영업 관련 임직원 2명 등 4명을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업무상 배임에 대한 공동 정범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했다.
 
A사는 2014년 3월 기업 회생절차가 시작된 후 법원의 허가 없이 2014년 8월부터 올해 5월31일까지 도레이케미칼과의 채무 20억원을 불법으로 변제해왔다. 이 기간 변제 금액은 약 8억원으로, 월평균 3500만원 상당이다.
 
A사 대표 윤모씨는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도레이케미칼로부터 법원의 허가를 받지 않고 기준 단가에서 15%가 인하 조정된 임가공비를 지급받는 방법으로 20억원 상당의 채무를 분할 변제하도록 강요받았다"며 "지금까지 총 7억9761만1300원을 변제했다"고 주장했다.
 
현행 법률에 따르면,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에 대해 법원을 통하지 않고 채권자와 채무자 간 합의만으로 채권을 추심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다.

이에 대해 도레이케미칼은 불법채권 추심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도레이케미칼 관계자는 "불법채권 추심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A사로부터 월 3500만원씩 정산받은 것은 맞지만, 이는 현재 가동 중인 1차 생산라인에 대한 단가조정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윤 대표도 즉각 반박했다. 그는 "2014년 10월 도레이케미칼이 정산 양식을 만들어 보냈고, '8·9월은 동시에 차입금 정산을 확인하고 10월부터는 확정된 임가공비의 기준 단가에서 15%를 삭감한 금액으로 20억원 상당의 선급금을 분할 변제한다'라는 내용으로 이면합의를 했다"고 폭로했다. 더구나 도레이케미칼은 채권을 추심했으면서도 아직까지 A사에 이 사실을 확인해주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 차후에 불법채권 추심이 문제될 경우 이를 부인하기 위해서라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A사는 도레이케미칼을  검찰에 고소했지만 불법채권 추심에 응했던 탓에 공동 정범의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윤 대표는 "불법채권 추심은 도레이케미칼의 압박과 회유에 따라 이뤄졌다"며 "나 역시 공동 정범으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처벌을 받겠지만, 도레이케미칼의 불법행위를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어 양심선언을 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윤 대표는 "지난 5월18일 사태 해결을 위해 도레이케미칼에 내용증명을 보냈고, 25일까지 답을 주지 않으면 양심선언과 더불어 고소 고발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제대로 된 조치가 없었다"며 "대기업의 갑질에 휘둘린 중소기업이 법을 통해 호소하고 구제받아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도레이케미칼 측은 "A사가 우리를 고소했다는 사실은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며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지난 5월31일 '도레이케미칼, 약속파기에 불법 채권추심까지…중소기업 고사위기' 기사를 통해 도레이케미칼과 A사의 불법채권 추심 문제를 지적했다. 2012년 도레이케미칼(당시 웅진케미칼)은 A사에 20억원을 주고 경북 구미시 공장에 생산라인을 추가하고 물량 발주를 약속했다. 이에 A사는 약속을 믿고 실제 설비를 완공했지만 도레이케미칼은 당시 경영사정을 이유로 임가공 물량을 발주하지 않았고, 유동성이 악화된 A사는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이에 도레이케미칼은 선급금 20억원에 대한 채무 변제를 요구하며 이면합의를 통해 불법채권 추심을 진행했다.
 
◇서울중앙지검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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