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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도 '몸싸움·막말' 속 공천 마무리
안철수, 당규 삭제 강행하며 최측근 이태규 비례 8번 배정
2016-03-23 17:25:43 2016-03-23 17:46:31
국민의당도 총선 후보자 등록일을 하루 앞둔 23일 추가 공천자와 비례대표 명단 등을 발표하며 공천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계파 갈등의 민낯을 노출했다.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공천 결과 재심과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 경선 결과 의결 등을 처리했다.
 
그러나 회의 후 공천장 수여식을 기다리던 중 공천 결과에 불만을 가진 당원들이 회의장으로 몰려오면서 소란이 벌어졌다.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경선에서 황주홍 의원에게 패해 탈락한 김승남 의원 측과 당직자 사이의 몸싸움이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김 의원과 안 대표의 최측근 문병호 의원이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광주 서갑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새누리당 경력을 누락했다는 이유로 공천이 취소된 정용화 후보는 전날 서울 마포당사 앞에서 손도끼를 들고 농성을 벌인 데 이어 이날도 회의장에 등장해 기자들에게 “자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같은 혼란 속에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여성 9명, 남성 9명으로 구성된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당은 4~5번까지를 당선 안정권, 6~8번까지를 당선권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례 1~2번은 남녀 과학기술인들에게 부여됐다. 여성 몫인 1번에는 신용현 한국표준과학기술원장, 2번에는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배정됐다.
 
3번부터는 5번까지는 안·천 대표 측근들이 이름을 올렸다. 3번에는 천 대표의 측근인 박주현 최고위원, 4번에는 안 대표가 영입한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 5번에는 안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박선숙 사무총장이 배치됐다.
 
대표적인 ‘안철수 사람’인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당선권이 아닌 8번에 배정됐다. 이 본부장은 공천관리위원 사퇴 후 비례대표를 신청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규 48조 2항에 ‘공관위원으로 참여한 자는 당해 선거의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규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안 대표가 해당 당규를 삭제하면서 비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초 천 대표 측은 이태규 본부장의 당규 위반을 이유로 후보 명단에서 뺄 것을 주장했고, 박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18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역임했던 사실을 들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박주현 최고위원과 이주헌 국민소통위원장, 전윤철 공천관리위원장 등을 요구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안 대표 측이 이 본부장과 박 사무총장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결국 당규를 수정하면서까지 입장을 관철시켰다.
 
반면 안보와 통일 분야 몫으로 비례대표 상위권에 거론됐던 이성출 안보특별위원장과 김근식 통일위원장은 명단에서 아예 빠졌다. 두 대표의 측근들에게 밀려 상위 번호를 받는 것이 어렵게 되자 비례대표를 스스로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공천에서 탈락한 국민의당 김승남 의원 측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소명을 요청하며 당직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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