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가시질 않고 있다. 홍콩과 대만, 중국 등 신흥국에서는 연일 거품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고 영국,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주택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7일 홍콩 공시지가발표국(RVD)에 따르면 홍콩의 올해 1월 주택가격 지수는 278.7을 기록해 지난해 12월 285.1보다 2.2%가량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278.3) 이후 최저치이며 지난해 9월(306.1)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다.
대만의 경우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최근 옥스퍼드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대만의 주택가격은 최근 3개월 동안에만 7% 이상 하락했다.
아담 슬라터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는 “가파르게 상승하던 홍콩과 대만의 주택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갑자기 무너졌다”며 “중국 본토의 자본 이탈과 연관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도 지난달부터 주택 가격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업체 할리팩스에 따르면 영국의 2월 주택가격은 전월에 비해 1.4% 하락했다.
마틴 엘리스 할리팩스 이코노미스트는 “2월 영국의 주택 평균 가격은 20만9495파운드(3억5729만원)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이에 수요가 줄면서 2월부터는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워드 아처 IHS 전략가는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가 고조되면서 향후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가격이 하락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집값은 탄탄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거품이 한꺼번에 꺼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전미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미국의 1월 잠정주택판매지수는 106.0을 기록, 2014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면서 향후 주택 가격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선전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구입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최신 보고서에서 “최근 중국 경기둔화 우려와 주식시장 급락 등으로 부동산 시장에 거품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금융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의 주택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최근 “두 국가는 3개월간 주택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두 국가 모두 10%대의 인플레를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가격은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일 것”이라고 전했다.
싱가포르 최고 번화가인 마리나베이 근처에 주거 단지들이 밀집해 있다. 사진/로이터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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