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은 공정위원회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제재 절차에 시간을 끌지 않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개별적으로 법무법인을 통해 마련한 의견서 등 소명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SC 등 6개 은행들은 CD금리 담합 의혹이 공정위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얽혀있는 예민한 사건인만큼 법무법인 등을 통해 신중하게 소명을 준비 중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해당 부서를 중심으로 소명자료를 준비하고 CD발행 절차의 정당성, 당국의 행정지도 등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 달 이들 6개 시중은행에 CD금리를 담합한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보낸 바 있다. 공정위는 이달 7일까지 시중은행의 의견청취 과정을 거쳐 제재 여부와 과징금 규모를 결정한다.
은행들은 법무법인 선임 등을 통해 반박 의견서를 준비 중이며, 별도로 연장 요청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과거 공정위 심사보고서를 받은 기업 등들은 의견서 제출 시한을 연장하면서 소명근거를 준비하기도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CD금리 담합 의혹이 지난 2012년부터 진행된 사안인 만큼 시간을 끌어봤자 은행 이미지에 좋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공정위는 해당 은행들로부터 의견서를 받은 후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여부를 최종적으로 가릴 계획이다. 아직까지 전원회의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빨라도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에 소명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담합으로 최종 결론이 날 경우에는 해당 은행들이 공동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현재 6개 은행들이 개별 법무법인을 통해 대응하는 것이지 연합회 차원에서 의견을 모으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해당 은행들은 CD금리 담합이 없었다는 주요 근거로 ▲증권사들이 결정하는 CD금리가 은행이 CD를 발행할 때 정한 발행금리와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점 ▲금융당국의 행정지도가 있었다는 점 ▲담합의혹 기간에 CD발행 물량이 오히려 줄었던 점 등을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금융위원회가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와 은행권의 CD금리 담합은 무관하다고 선을 그으면서 은행들은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다.
앞서 지난 3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안은 금융당국이 언급하거나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당시 당국의 행정지도라는 것은 CD가 발행되지 않아 발행하고 마켓 메이킹을 하라는 정도였지 금리를 어느 수준으로 하라고 행정지도를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은행권에서는 서운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합의혹을 받고 있는 주요 은행들이 절체절명의 상황에 몰려있는지 알면서 금융당국의 행정지도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해명하는 것은 어떻게든 불똥을 피해보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사진/뉴스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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