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의원의 경우 ▲의정활동 및 공약이행 35% ▲선거기여도 10% ▲지역활동 10% ▲다면평가 10% ▲여론조사 35%. 비례대표 의원은 ▲의정활동 평가 70% ▲다면평가 30%.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원천배제(컷오프) 평가요소다.
탈락자 일부의 반발이 거세지만, 평가 방법 자체가 워낙 기계적인 탓에 '계파 편들어주기', '특정인 찍어내기' 등 흔히 나오던 음모론은 덜한 편이다.
제일 욕 먹는 직종인데다가 정당을 막론하고 교체 여론도 높지만, 현역 국회의원들을 보면 애처로울 때가 있다. 예전 같았으면 전공 과목 하나로 버텼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계파도 신경 써야 하고, 지역구도 열심히 돌아야 하고, 각종 회의 출석도 꼬박꼬박 해야 하고, 법안 발의 숫자도 평균 이상은 해야 한다. 자기 지지층을 신경 쓰는 것은 물론이고 중도층에도 밉보이지 않아야 한다.
물론 "국회의원이 되려면 다 잘해야 하는 거 아니냐? 국민의 눈높이는 맞춰야 하는 거 아니냐? 그 정도 못하면 의원 될 생각도 마라!"는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높다. 틀린 말도 아니다. 어찌 됐건 국회로 가는 진입장벽의 높이는 시대와 유권자의 요구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다 보니 정치인들이 수능, 내신, 학생부, 논술, 심화면접 다 잘해야 대학가는 고3 신세가 됐다.
좋은 신입생을 뽑기 위해 입시가 다변화됐고 과거처럼 단 한 번의 시험으로 한 줄 세우기로 돌아갈 수도 없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런 촘촘한 잣대가 생긴 이후 정무나 정책, 지역 등 특정 분야 하나에서는 탁월한 역량을 보이는 의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경제, 외교, 전략 '통'이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더불어민주당의 첫 번째 관문인 컷오프를 통해서도 두 명의 '통'이 아쉽게 출마 기회를 잃었다.
먼저 백군기 의원. 특전 사령관, 제3야전군 사령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의 안보'통'이다. 당의 주류적 의견과 다른 상당히 보수적 성향을 종종 내비쳤던 인물이다. 하지만 백 의원은 컷오프를 수용하며 "나라를 위해 헌신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라고 말했다. 예비역 4성 장군다운 퇴장의 변이다.
그리고 유인태 의원. 정치'통'이라 부르기 아깝지 않은 인물이다. 그는 잠보로 알려진 만큼 '부지런함'과는 거리가 멀기는 했다. 1974년 비상군법회의에서 유 의원이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을 구형 받을 때 그의 모친이 법정 방청석에서 졸고 있었다는 '전설'이 회자되기도 한다. 하지만 유 의원은 누구에게도 쓴소리를 할 줄 알았고 정치권의 누구로부터도 미움을 사지 않은 사람이다.
유 의원도 이번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였다. 그는 "평소 삶에서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이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해왔다"며 "그러나 당이 탈당 등 워낙 어려운 일을 겪다 보니 시기를 정하지 못 하고 미뤄왔던 것이 오늘에 이른 것 같다"고 회한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인 선거구제 개혁과 개헌의 소임을 다 이루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라고 오히려 후배들에게 숙제를 남겼다.
두 사람 모두 당의 짐을 덜어주면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높이고 물러났다.
각 당의 공천 과정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많은 의원들의 목이 날아갈 것이다. 당연한 이치다. 옥석 가리기에서 '석'이 많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매끈한 돌들에 거친 옥이 밀려나는 경우도 없진 않을 것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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