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이 중국 대중시장을 공략하던 일반적인 패턴에서 벗어나 소(小)중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에서 소비자의 개성을 반영할 수 있는 취향 기반의 제품 선호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어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대량으로 파는 방식으로는 중국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와 국경절을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의 한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LG경제연구소의 '대중에서 소중으로' 진화하는 중국 소비자'에 따르면 대중의 반대 의미로, 소(小)중이 중국 소비 트렌드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천편일률적인 제품보다는 소비자 각각의 개성을 반영할 수 있는 취향 기반의 제품 선호 트렌드를 일컫는다.
보고서는 온라인과 소셜, 모바일 등으로 쇼핑 형태가 다양화되는 가운데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이 되어야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선진국형 라이프스타일 기반 취향 소비 행태가 1인당 GDP 8000달러에 불과한 중국 소비자 시장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음식, 여행, 명품 등 '교류가치가 높은 재화' 영역에서 이러한 소비형태는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명품시장은 높은 경제성장률, 빠른 가처분 소득 증가로 인해 루이비통, 프라다 등 주요 명품 브랜드의 최대 시장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4년부터 역성장을 거듭하며 매출 감소로 고전 중이다. 반면 마이클 코어스나 MCM 같은 개성이 강한 브랜드 매장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들끼리 맛집 정보 공유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미식에 대한 선호도와 소비체험에 대한 증가로 중국 내 패스트푸드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커피 역시 스타벅스와는 다른 패스트푸드 컨셉을 접목한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단순관광이 아닌 시야를 넓히고 생활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컨셉의 여행을 추구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컨설팅 업체 '베인 앤 컴퍼니'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향후 체험식 소비를 계속하겠다는 응답자의 비중은 92%에 달했다.
이러한 소중 소비는 Y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Y세대는 1980~2000년도 출생자들을 지칭하는데, 이들은 개성과 자존감이 높을 뿐 아니라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각종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및 모바일 전자상거래 이용도면에서도 다른 세대들에 비해 월등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다. Y세대 중에서도 19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을 가리키는 '지우링허우'세대는 1980년대 생인 바링허우보다 온라인에 최적화된 소비 행태를 보여준다. 개성과 독특함을 중요하게 여기고, SNS 등 동세대 소비자 의견에 대한 의존성이 높다.
온라인 및 모바일 전자 상거래의 양적 성장과 플랫폼의 진화도 소중소비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전자상거래 증가율은 연 30%를 넘어섰다. 지난 2014년에는 거래액이 2279조원에 달했고, 오는 2017년에는 전체 소매 판매액 중 온라인쇼핑의 비중이 12.4% 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바바가 매년 11월11일에 개최하는 1일짜리 할인 행사인 '광군제'의 폭발적 성장세가 이를 뒷받침한다. 2009년 처음 시작된 광군제 매출은 첫해 5000만 위안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1800배 증가한 900억 위안에 달했다.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위책'의 '모멘트 상품판매'는 중국 전자상거래 진화를 보여준다. 모멘트 상품판매는 메신저 상의 친구들이 메신저 상의 개인 홈페이지에서 물건을 팔 수 있다. 지인들에게 제품을 추천할 수 있어 정보가 순식간에 퍼지면서 판매가 확대된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4월 기준 중국에만1000만명의 위챗 상인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소매시장 규모 4조30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 시장은 미국의 81%에 달하며 성장성도 높은 초대형 단일 시장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을 기업은 없을 것"이라며 "최근의 중국 소비자 진화가 기업들의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의 중소 도시들에 대한 유통망 확보와 꽌시에 대해 고심하는 대신 중국 소비자 스스로 입소문을 내고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속성을 발견하고, 이 정보를 중국 소비를 주도하는 세대들의 입맛에 최적화해 확산시키는 방안을 고민해야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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