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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렌드)가상·증강현실, 게임산업 신성장 동력 부상
VR·AR 기술 고도화…게임업계 신시장 도래 전망
2016-02-23 06:00:00 2016-02-23 06:00:00
가상(VR)·증강현실(AR) 기술이 게임산업에서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간접체험으로 실제와 같은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게임 본연의 특성을 가상·증강현실 기술 적용을 통해 더욱 실감나는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글로벌 게임사들은 물론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국내 게임사들도 가상현실 게임에 주목하고 있다. 또 정부에서도 VR·AR의 성장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VR 콘텐츠 개발, 플랫폼 구축 등에 필요한 연구·개발(R&D)에 대규모 투자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가상현실이란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실제 자신이 주변 상황·환경과 상호작용하고 있는 것 같이 느끼게 해주는 기술을 말한다. 마치 전쟁터에 가 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전투를 즐기는 등 응용분야가 다양하다. 증강현실은 실세계에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몇몇 글로벌 게임기업들은 상용화된 가상·증강현실 게임을 개발하고 있고, 기초적인 형태의 VR게임은 이미 출시하기도 했다. 글로벌 게임사 밸브(Valve)는 최근 자사의 VR 게임 플랫폼 '스팀 VR'에 출시될 게임 12종을 공개했으며, 소니는 올해 상반기 플레이스테이션VR을 출시한다. 소니는 이를 활용한 약 100여개 VR게임도 함께 내놓을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관련 기술의 더욱 고도화 되는 과정을 통해 가상현실 게임 출시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VR기기의 경량화, 실외 환경, 빛, 그림자, 방사 등에 강인한 카메라 추적, 렌더링 기술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가상(VR)·증강현실(AR) 게임기술 동향' 보고서를 발표하고, 향후 가상·증강현실 게임의 발전 방향에 대해 전망했다. 보고서에서는 현재까지의 VR·AR 기술 현황, 기술 전망, 게임 서비스 현황 등에 대해 설명했다. 방준성 ETRI 스마트게임플랫폼 선임연구원은 "현재의 게임시장은 스마트 기기의 보급과 모바일 앱 기술의 발달로 모바일 게임에 상당한 발전이 있었지만, 이제는 모바일 게임시장도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향후 다수의 게임 업체들이 점진적으로 수익성 악화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에 차세대 IT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게임시장 창출이 요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22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 KT 부스에서 모델과 직원들이 VR고글을 착용하고 스키점프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VR 기술은 HMD(Helmet-Mounted Display) 등 모션 인식 장치 등의 별도 장비를 필요로 한다. 때문에 VR 기술이 나온 초창기에는 기기 사용의 불편함, 성능 문제 등으로 인해 곧바로 게임에 활용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VR HMD가 갖고 있던 문제들이 상당히 개선됐다. 고해상도 3D 화면을 제공하는 상용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오큘러스 VR사의 의 리프트(Rift)와 같은 상용 VR HMD 기기의 등장은 다양한 VR 게임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오큘러스 VR의 리프트가 기술적인 측면에서 가장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소니, 삼성전자 등도 VR 기기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또 HTC와 밸브가 함께 만든 가상현실 기기 '바이브(Vive)'는 오는 4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에 2016년에는 더욱 다양한 고성능 HMD들이 다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개발 중인 VR 게임들의 대부분은 VR HMD 전용 게임이다. 게임 플레이어는 HMD를 착용하고 3D VR 공간에서 게임 영상을 감상하거나 영상에 따라 상호작용하며 게임을 즐긴다. 지난해부터 여러 컨퍼런스에서 다양한 VR 게임들이 공개되고 있으며, 2016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게임도 여럿 대기중이다. 현재 출시된 혹은 출시 예정인 VR 게임들은 남극(엣지 오브 노웨어)이나 해저(월드 오브 다이빙)의 탐험, 우주(이브 발키리, 애드리프트, 스타 시티즌) 배경의 전투 게임이 다수다. 이는 VR 기술에 의한 체험 효과, 특히 시각적으로 사용자에게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서는 앞으로 실감형 VR 게임들이 다수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ETRI는 이를 위해서는 고해상도 광시야각을 제공하는 VR HMD 기기와 현실감 있는 가상 이미지를 모델링·렌더링 하기 위한
기술들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또 VR 게임 몰입도 향상을 위해서는 'VR 멀미' 문제의 해결도 필요하다. 현재 스탠포드 대학에서는 자연스러운 초점·움직임 변경을 위해 라이트필드 스테레오스코프(Light Field Stereoscope) 기술이 적용된 장시간 VR 체험이 가능한 VR HMD 제작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또 엔비디아(Nvidia), AMD 등은 사용자 움직임을 예측해 가상 콘텐츠의 응답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저지연 렌더링 기술 등을 개발중이다.
 
AR 기술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AR은 현실세계에 가상의 이미지를 겹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기 위해 시스루(see-through) 디스플레이를 사용한다. 때문에 AR HMD는 하드웨어적으로 편하고, 전력 효율적인 시스템에서, 다양한 센서들의 환경과 결합해 생생한 시스루 AR 경험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ETRI는 이를 위해서는 카메라로부터 들어오는 영상을 이해하고 현재 카메라가 위치한 공간의 위치를 정확히 추정할 수 있는 카메라 트래킹 기술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수의 가상 객체들을 실시간으로 생성하고 현실세계에 현실감 있게 겹쳐 표현하기 위한 실세계 조명 정보를 실시간으로 가상콘텐츠에 적용시킬 수 있는 전역조명모델(Global Illumination Model)을 이용한 실시간 렌더링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준성 선임연구원은 "AR 게임은 실외 AR 게임, 사용자 위치 기반 AR 게임, 드론 AR 게임, NUI 기반 인터랙티브 AR 게임 등 다른 IT기술들과 결합돼 새로운 AR 게임들이 계속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류석 기자 seokitn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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