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잘못된 법 고치려고 또 다른 잘못 해서는 안돼"
야당, 상임위 보이콧 반발…여당은 내심 '여유'
2016-01-19 14:53:06 2016-01-19 14:53:33
정의화 국회의장이 새누리당 단독으로 국회법 개정안을 우회 처리하려는 시도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정 의장은 19일 오전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새누리당이 국회 운영위 단독 소집을 통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조건을 완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 여건을 마련한 데 대해 "잘못된 법을 고치는 데 있어서 또 다른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전날에도 "의장의 오피니언(의견)은 아직 밝힐 수 없지만 마음속으로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새누리당에 유감을 표한 바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의 결단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식적으로 3일 전 통보된 운영위에 단 한 명의 (야당) 의원들, 보좌진, 당직자 어느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며 "야당에서 (여당이)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고 이야기하는데 자신들의 무책임, 무관심, 무기력을 숨기려는 기만 전술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운영위 처리 당시 야당은 일체 참여하지 않았는데 이는 야당도 선진화법의 폐해를 알고 이신점심으로 개정에 암묵적으로 동의해 불참한 것이 아닌가 보인다"고 강변한 뒤, "의장의 결단이 국정 혼란을 막고 왜곡된 의사 결정을 바로잡는 핵심 열쇠"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조만간 소속 의원 3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국회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를 요청한다는 계획인만큼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안건으로 상정해 표결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입으로는 여야 간의 진지한 협상을 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야당을 도발하는 새누리당의 작태는 앞에서는 웃으면서 등 뒤에 칼을 숨기고 찌를 기회만 엿보는 폭력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이 국회법 개정안 처리 시도를 위해 국회법 87조를 활용하는 것은 그 조항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며 "정부·여당의 국회 무력화 시도에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고 굳건히 지키겠다"고 밝혔다.
 
19일 예정됐던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와 20일 기획재정위원회 회의는 모두 취소된 상태다.
 
여야 관계가 경색되고 정 의장도 국회법 개정안 상정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지만 새누리당은 내심 여유로운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이 국회선진화법이 위헌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었던 만큼 국회법 절차를 준수해 마련된 국회법 개정안 상정 여건을 마냥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회의 선거구 획정 지연에 대한 여론의 비판에 맞서고 있는 정 의장으로서는 추후 본회의 일정과 국회법 개정안 상정 여부를 두고 쟁점 사항에 대한 야당의 적극적인 협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으로 보고 이를 적극 활용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정의화 국회의장이 19일 오전 국회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안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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