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증권가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상반기 이후 업황이 좋지 않은데다, 대형 증권사 중심의 인수합병(M&A)으로 인원감축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1년말 4만4060명에 달하던 증권업계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3만6096명으로 18.1%(7964명) 감소했다. 점포 수도 2011년 1856개에서 1217개로 34.4%(639개) 줄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 인수를 순조롭게 마무리한다면 대형 증권사 간 경쟁심화로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도 대형 증권사의 인수합병 등의 요인으로 증권가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래에셋증권이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대우증권 인수 후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증권 노조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과의 합병을 반대하는 데는 인수형태가 대우증권에 부담을 주는 것도 있지만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도 있다”면서 “미래에셋생명과 달리 미래에셋증권에는 노조가 없어 이에 대한 질의를 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경수 사무금융노조 대외협력국장도 “최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대우증권 인수 후 100% 고용보장을 약속했지만 두 증권사의 직원과 지점 수를 감안하면 실현되기 어렵다”며 “최소한 두 증권사 간 겹치는 지점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직원 수는 1700명, 대우증권은 3000명 정도다.
대형 증권사들이 몸집 불리기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점도 구조조정 예상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일본 오릭스와의 매각협상이 결렬된 현대증권이 현재 가장 유력한 매물로 거론된다. 자본금 규모도 3조원에 달한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한 한국투자증권이나 KB금융투자가 현대증권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은 각각 자산관리와 투자은행(IB) 분야라는 장점이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현대증권 인수는 이에 비해 시너지가 작아 구조조정 이슈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외에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도 지난해부터 잠재적인 매물로 계속 거론되고 있다. 특히 SK증권의 경우 지난해 8월 SK증권의 대주주인 SK C&C가 SK와 합병하면서 2017년 8월까지 SK증권 지분 10%를 매각해야 한다. 또한 지난해 사모펀드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LIG투자증권과 리딩투자증권도 향후 구조조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김경수 사무국장은 “올해 대형 증권사 위주로 업계가 재편된다면 그 과정에서 중소형 증권사들은 M&A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58개 증권사에서 50개 내외로 감소할 수도 있으며, 나아가 그 공백을 비정규직으로 충원하는 것도 충분히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우려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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